[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지난 28일 법무부가 지난 7월 입법 예고했던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민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다음달 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민법 제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가운데 동물은 유체물로서 물건으로 취급해왔다.
이에 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되면서 동물을 죽이더라도 법에서는 시가를 따져 재물손괴죄로 처벌하고 있고 1991년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동물 학대 단독 혐의로 실형을 선고한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또한 동물학대죄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는 사실상 없다.
주인의 채무불이행 시 강제집행을 당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을 압류 금지 대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이 개정되면 동물은 자체적인 법적 지위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제98조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1항, ‘동물에 대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라는 2항이 추가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동물을 법적으로 더 이상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고 동물 그 자체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소식에 동물보호단체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29일 오후 1시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동물보호연합 및 45개의 동물단체의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단체는 "이번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통과를 환영하며,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잔인하고 끔찍한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 동물은 물건이라는 인식 탓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며 "매년 1000건이 넘는 동물학대 신고가 접수되지만 실제 실형은 0.3%에 불과하고 가벼운 처벌 탓에 동물학대를 재양산되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은 "이번 개정안 통과와 더불어 동물학대에 가해지는 처벌과 배상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더해 동물 학대자는 원천적으로 동물을 소유, 사육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사회적 최약자인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가 없는 사회 그리고 진정한 생명존중 사회로 나아가기를 적극적으로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