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 환경에 치명적 “종이가 아니라 플라스틱”

  • 등록 2021.01.31 11: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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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티슈은 간편하고 위생적이라는 장점으로 가정, 음식점, 병원 등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살균력이 높은 제품, 화장수로 사용이 가능한 기능성 제품까지 등장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물티슈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물티슈가 플라스틱? 소비자 대부분은 몰라

 

 

한국보건사업진흥원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기준 평균 월 55회 이상의 물티슈가 사용된다. 월 60회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20대가 53.8%, 30대가 70.8%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두 번 꼴로 물티슈를 사용한다.

 

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물티슈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 물티슈의 원재료를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64%나 차지했다.

 

 

대부분은 물티슈를 물과 티슈가 합쳐진 것으로 종이나 휴지같은 천연펄프가 원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물티슈는 합성섬유 종류인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졌다. 거기에 방부제와 계면활성제 등 화학약품도 함유돼 있다.

 

이와 같은 제조공법으로 만든 물티슈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포름알데히드와 프탈레이트 같은 중금속에 노출된다. 중금속은 심장, 신장, 간 등의 장기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성조숙증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의 경우 물티슈를 화장품으로 분류해놓고 있어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를 하는 경우가 많아 과도한 소비를 유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 팻버그, 미세플라스틱...잘못된 처리방법이 골칫거리

 

영국 주요 상하수도 조합 워터UK에 따르면 물티슈는 영국 하수구가 막히는 원인 가운데 93%를 차지하며 팻버그(fatberg)로 불리는 거대한 기름 덩어리의 주된 요인이기도 하다. 팻버그란 기름을 뜻하는 팻과 빙산이라는 뜻의 아이스 버그의 합성어로 하수도에 버린 기름과 변기에 버린 녹지 않는 물티슈가 엉겨 붙은 오물덩어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팻버그로 인한 하수구 막힘에 영국 수자원 공사는 매년 1억 파운드를 쓰고 있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물티슈의 플라스틱과 방부제 등이 하수 및 분뇨처리 시설의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공중화장실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공중화장실 내 휴지통을 없앤 후 변기에 물티슈를 버리는 사례가 늘어났다.

 

 

지난 7월 충주시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 먹방’의 영상에서는 하수처리장에서 일하는 조은영 씨가 출연했다. 조 씨는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면 하수조 펌프에 끼게 되고 그러면 쉽게 고장나 고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물티슈처럼 잘 안찢어지는 것은 직접 손으로 제거할 때가 많다”며 “변기에 무언가를 버릴 때는 꼭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물티슈는 원래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버려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매립 후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100년이 걸리고 결국 바다로 흘러 들어가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된다. 이에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물티슈를 어떻게 버리든 최종 도착지는 결국 바다”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전체 유입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물티슈, 일회용품에 포함시켜야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물티슈의 원료가 플라스틱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물티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의 경우 2019년 영국이 최초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기 위한 계획에 물티슈 등 일회용품을 모두 포함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물티슈 제조업체 및 판매점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을 함유하지 않은 물티슈 등 대안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선 경기도가 물티슈 사용량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부터 기념품으로 물티슈를 제공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공공기관에 권고하고 제도 개선과 도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4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물티슈 사용 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 76%가 물티슈를 일회용품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 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사용억제 품목에 일회용 컵·용기·봉투·이쑤시개는 포함됐지만 물티슈는 제외됐다. 이에 경기도는 물티슈를 일회용품으로 지정하고 폐기물부담금 부과대상에 포함시켜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홍다연 hong@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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