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온으로 다양한 작물의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지속가능한 생산에 대한 고민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국의 한 양조장이 탄소 상쇄 없는 탄소 네거티브 맥주를 개발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환경 에너지 리더(Environment Energy Leader)는 사우스 런던의 양조장 '집시 힐(Gipsy Hill)'이 세계 최초의 상쇄 없는 탄소 네거티브 맥주를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양조장의 새로운 스웰라거(Swell Lager)와 트레일 페일(Trail Pale Ale) 맥주는 각각 파인트 당 –40gCO2e 및 -30gCO2e의 탄소발자국을 가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반 상업용 라거 파인트는 최소 350g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며 많은 수제 IPA는 적어도 500g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2014년에 설립된 집시 힐 양조장은 런던에서 가장 큰 독립 양조장 중 하나로 34명의 직원이 연간 약 1만 6740헥토리터(hL)의 맥주를 생산한다. 이들은 극한의 기상 현상으로 작물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보다 지속가능한 양조 방식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번에 개발된 탄소 네거티브 맥주는 인증된 재생 보리를 사용해 만든 세계 유일의 맥주이며 와일드펌드(Wildfarmed)에서만 독점적으로 공급된다.
또한 농부들과 협력해 간작(intercropping), 피복 작물 재배(cover cropping), 감소경운 (reduced tillage)과 같은 재생 관행을 구현했고 토양 상태를 개선해 침식을 줄여 탄소를 격리시켰다. 이 밖에도 집시 힐은 버려지는 홉을 재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0’로 달성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두 가지 탄소 네거티브 맥주는 영국의 탄소 회계 회사인 제베로(Zevero)가 전체 탄소 수명 주기에 대해 분석했으며 탄소 상쇄를 사용하지 않고 양조 과정에서 탄소를 줄이는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맥주로 판명됐다. 탄소 상쇄란 삼림 복원이나 재생 가능 에너지 투자와 같이 자체 생산과는 관련되지 않았지만 탄소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통해 회사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방식이다.
샘 맥미켄(Sam McMeeken) 집시 힐 양조장 공동 설립자는 “지난 10년 동안 훌륭한 품질의 맥주를 만드는 것과 더불어 더욱 지속 가능한 양조 방법을 찾는 것은 우리의 목표였다”라면서 “훌륭한 맥주는 죄책감이 없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트레일 페일 및 스웰 라거를 통해 배출량을 상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양조 공정에 지속 가능성을 진정으로 포함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맥주 범위뿐만 아니라 더 넓은 식음료 산업을 위한 청사진을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탄소 네거티브 맥주는 현재 남부 런던에 있는 집시 힐 양조장의 자매 바와 내셔널시어터(National Theatre)의 푸드코트 더 언더스터디(The Understudy), 세븐 다이얼스 마켓(Seven Dials Market)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