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올해 여름 전 세계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았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기후위기’가 아닌 ‘기후붕괴’가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CNN,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기후 변화 서비스인 코페르니쿠스가 지난 6~8월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6.77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고 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첫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온도다.
코페르니쿠스의 통계를 살펴보면 해당 3개월의 평균 온도는 1990~2020년 평균치보다 0.66도 높았으며 2019년 기록한 이전 사상최고치인 평균 16.48도보다도 0.3도 높았다.
또한 지난 8월은 2023년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됐으며 8월 세계 평균 표면 기온은 16.82도로 1991~2020년 한 달 평균보다 0.71도 높았고, 2016년 가장 무더웠던 8월보다 0.31도 높았다.
카를로 부온템포(Carlo Buontempo)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국장은 “2023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는 두 번째로 따뜻한 해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2016년보다 약간 더 추울 뿐이며, 8월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5도 더 따뜻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부온템포는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극단 현상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록적인 조건의 지속성, 그리고 이것이 인간과 지구 모두에 미치는 영향이 기후 시스템 온난화의 분명한 결과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단적인 이상폭염은 파괴적인 대규모 산불을 촉발하는 등 자연재해로 이어졌다. 지난 여름 캐나다, 스페인, 하와이를 비롯해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서 대형산불이 일어나 인명피해와 산림을 훼손했다.
세계기상기구(WMO)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사무총장은 “북반구는 극한의 여름을 보냈다. 폭염이 반복되면서 파괴적인 산불을 일으키고 환경에 지속적인 피해를 입혔다. 남반구에서는 남극 해빙의 범위가 말 그대로 차트에서 벗어났으며,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일어난 재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탈라스 사무총장은 “일반적으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한 지 2년 후에 발생하는 완전한 온난화 영향을 보기 전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라면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가뭄, 해수면 온도 상승에 대해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역대급 더위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이 경각심을 느끼고 기후해결책에 대한 논의를 시급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 과학자들은 화석연료의 지속적 사용의 결과에 대해 경고해 왔다. 기온이 치솟을수록 더 많은 실천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악의 기후 혼란을 피해야 하며,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