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이상 기후 문제로 인해 파키스탄이 전례 없는 홍수에 직면하면서 선진국에 그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파키스탄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몬순 기간에 쏟아진 물 폭탄으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며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홍수로 파키스탄에서는 약 1300명이 사망하고 인구의 7분의 1인 3300만 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수인성 질병까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가 크게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정보포털사이트 릴리프웹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폭우로 인해 150여 개의 교량과 3500km의 도로가 파괴됐고, 70만 마리 이상의 가축 피해, 2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농지 손실이 보고됐다. 파키스탄 재무부에 따르면 이번 홍수 피해액을 잠정 추산한 결과 약 13조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해 범위가 워낙 커 회복까지 5년 넘게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 같은 기후변화에 기여한 선진국들이 피해액을 배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를 일으킨 부유한 국가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에 배상해야 한다"며 "무자비한 기후재앙에 대해 전 세계 탄소배출량 목표와 배상금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흐만 장관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기후위기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온실가스 배출량에 기여한 바는 1% 미만이다.
그는 “탄소 배출량이 극히 적은 국가들은 배상금도 받지 못한 채 손실과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부유한 국가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회복하기 위한 기반 시설을 구축할 수도 없는 국가들에 무책임한 탄소 소비의 타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기후 방정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가 개발도상국에 치중되면서 기후 불평등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제 기후위기 분석·연구 기관인 ‘세계기상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와 파키스탄 내 폭염 발생 가능성이 온실가스 방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19세기 이후 지금까지 최소 30배 더 높아졌다.
이에 지난해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보상 여부와 실질적인 보상 방식이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로 논의됐다.
레흐만 장관은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개발도상국들의 손실과 위험은 제27차 유엔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7)에서 다시금 논의돼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