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바다는 지구 대기에 퍼져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흡수원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렇듯 소중한 자원인 바다 생태계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시름하고 있다. 육지에서 버린 폐기물이 강과 하천을 타고 바다에 이르며, 해양 산업을 통해서도 수많은 양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는 바다를 지키기 위해 이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해변 쓰레기 ‘줍깅’ 캠페인이다. 줍깅이란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과 같은 의미로 해변을 산책하며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이다. 줍깅은 쓰레기를 주울 때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스쿼트 자세를 통해 일반 조깅보다 운동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고 무엇보다 환경 보호에 동참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8월 환경재단은 줍깅을 통해 수거한 해양쓰레기를 과자로 바꿔주는 ‘씨낵’(SEANACK) 캠페인을 열었다. 환경재단은 휴가철인 7월과 8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양양 서퍼비치, 경포 해수욕장, 주문진 해수욕장, 속초 해수욕장 등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약 2021명의 시민이 해양 쓰레기 수거에 동참했으며 수거한 바다 쓰레기는 709kg에 달했다.
이 밖에도 해양환경공단은 지난 17일 양양 38해변과 부산 송정 해수욕장에서 제4차 전국해변줍깅 캠페인을 실시했다. 해양환경공단은 지난 6월부터 지속적으로 해변 줍깅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4차 캠페인에는 가수 션이 참여했다.
션은 자신의 SNS를 통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아름다운 우리 해변이 태풍 후 파도에 밀려든 쓰레기로 제 모습을 잃었다”라며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과 해변을 깨끗이 들어보려고 한다.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해변줍깅’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션은 “해양폐기물 없는 깨끗한 부산 송정해수욕장 되돌리기에 함께해 달라”라고 ‘해변줍깅’ 참여를 독려했다.
해변 줍기와 같이 일회적인 참여보다 적극적으로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반려 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반려해변 사업이란 기업, 단체, 학교 등이 특정 해변을 맡아 자신의 반려 동물처럼 가꾸고 돌보는 프로그램으로 1986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시작돼 미국 전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해양수산부가 반려해변 프로그램을 도입해 기업과 단체, 학교 등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 8개 광역지자체가 해양수산부와 반려해변 업무계약을 맺어 진행 중이다.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2년의 참여 기간 동안 연 3회 정화활동을 수행하고 해양환경보호 등에 관한 콘텐츠를 연 1회 이상 기획 및 운영해야 한다. 2년마다 갱신이 가능하며 활동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참가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해수부는 이러한 반려해변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증진을 위해 오는 22일 '제1회 반려해변 전국대회'를 개최한다. 반려해변 활동 우수 단체를 뽑아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간단하다. ‘바다가꾸기 플랫폼’ 누리집을 통해 현재까지 지정된 반려해변 중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다만 해변 당 최대 6개 기관이 입양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