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슈퍼마켓을 방문하면 과일마다 붙어있는 스티커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스티커에는 해당 과일 업체의 브랜드 마크가 붙어있는가 하면 알 수 없는 일련의 번호가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 영국 폐기물 전문가들이 과일마다 붙어있는 스티커가 환경오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스티커를 없앨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환경지 그린퀸(Green queen)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 본사를 둔 폐기물 관리 회사인 비즈니스 웨이스트(Business Waste)의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전문가들은 과일에 부착하는 스티커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영국에서만 매년 스티커가 붙은 사과가 12만 2000톤 소비되며 매주 2,900만 개의 사과가 판매된다며 바나나, 아보카도, 배와 같은 다른 과일들을 포함하면 매주 매립되는 1억 개의 쓰레기가 생산된다고 밝혔다.
마크 홀(Mark Hall) 비즈니스 웨이스트(Business Waste)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과일에 붙어있는 스티커들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자연이 제공하는 자체 포장(껍질)이 있는데 더러운 플라스틱을 덧발라 환경을 위협할 이유가 없다”며 비판했다.
과일에 부착된 스티커는 ‘국제 농산물 표준 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for Produce Standards)’에서 관리하는 가격 조회(PLU) 코드다. 이는 슈퍼마켓과 마트 등에서 농산물을 쉽게 관리하고 계산하기 편하도록 마련한 장치다.
최근에는 할당된 번호를 통해 재배 방식을 알아보는 방법이 인터넷상에 퍼졌는데 맨 앞의 숫자가 9인 다섯 자리 번호로 된 스티커는 유기농이며 3, 4는 일반 재배 방식을 통해 키운 농산물이라고 보면 된다. 이마저도 할당된 번호가 있는 상황에 해당하며 대부분의 스티커는 브랜드를 위한 광고용으로 이용된다.
이러한 ‘쓸데없는’ 스티커를 제작하는데도 플라스틱 등 환경에 해로운 성분이 사용되지만, 국내에서는 과일을 먹기 전 스티커를 말끔히 떼어내지 않으면 껍질을 음식물 쓰레기에 버리지도 못해 번거로움까지 더하고 있다.
비즈니스 웨이스트(Business Waste)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거리 설문조사에서 2,600명 중 94%에 해당하는 소비자가 스티커를 제거하는 것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마크 홀(Mark Hall)은 “소매업체와 농산물 재배자들이 스티커 이외에 제품을 마케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며 “음식에 붙은 무의미한 플라스틱 조각을 더 소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7년 한 스웨덴 슈퍼마켓은 아보카도와 고구마에 스티커를 제거하고 제품에 바코드를 레이저로 인쇄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아보카도용 플라스틱 스티커 75만 개를 절약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