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음식이 급증하면서 일회용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환경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음식배달은 전년도 대비 75.1%가 늘었으며 이로 인해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은 14.6%, 폐비닐은 11%로 늘었다.
이같은 쓰레기 대란에 대한 해결책으로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배달 앱 3사는 '일회용 수거 안 받기'를 기본 옵션으로 바꿨다. 그 결과 앱 설정을 바꾼 지 불과 한 달 만에 일회용 수저 주문이 최소 6500만 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생태계의 작은 시스템 변화만으로도 환경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지난 26일 녹색연합은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로부터 받은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선택 비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배달 앱 3사는 지난 6월 1일부터 배달 주문 시 '일회용 수저 안 받기'를 기본 옵션으로 바꿨다. 기존 '일회용 수저가 기본으로 제공되도록 기본값을 설정한 것을 변경해 일회용 수저가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해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녹색연합이 배달앱 3사로부터 받은 올해 6월과 지난해 6월 한 달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각 사의 주문량 대비 ‘일회용 수저 안 받기’ 선택 비율은 배달의민족 15.8%, 요기요 13%, 쿠팡이츠 21%로 매우 낮았다. 하지만 3사가 앱 설정을 바꾼 올해 6월 한 달간, 이 비율은 배달의민족 71.3%, 요기요 62%, 쿠팡이츠 76%로 크게 증가했다.
일회용 수저 안 받기 기본값을 변경한 전후의 변화를 살펴봐도 비슷하다. 기본값 변경 전인 5월은 배달의 민족이 14.7%, 요기요가 14%, 쿠팡이츠가 18%였지만 기본값을 변경한 6월과 7월은 크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배달의 민족은 65.2%, 요기요는 70%, 쿠팡이츠가 78%에 달했다.
녹색연합은 통계청 음식서비스 거래액과 배달 앱 3사의 시장점유율을 비교해 2021년 6월 한 달 동안 일회용 수저 6500만 개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단체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연일 최고액을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온라인 주문 거래액 중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021년 6월 기준 1조 9722억 원에 이른다며 이는 전년 동월 1조 2534억 원보다 7188억 원이 늘어난 금액으로 57.3%가 증가한 수치다.
그중 모바일 주문은 1조 9196억 원으로 온라인 주문 금액의 97%에 달한다. 현재 대부분의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배달 앱의 거래액으로 전년 동월 모바일 주문 비율은 95%로 2%가 더 증가했다. 녹색연합은 이같은 배달 앱의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쓰레기 문제에 대해 기업이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팀장은 “배달 앱 문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일회용 수저 사용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배달 앱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배달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배달앱 회사가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