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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다 쓴 기저귀, 건축 자재로…기저귀 콘크리트 건물 완성

 

[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일상용품 가운데는 어쩔 수 없이 한번 쓰고 버려야 하는 일회용품이 있다. 특히 아기용품인 기저귀의 경우, 천 기저귀라는 대안이 있지만 매번 세탁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하는 가정이 압도적으로 많다.

 

버려지는 기저귀의 양은 어마어마한데 바이오 기반 및 생분해 산업 협회(Bio-based and Biodegradable Industries Association)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60초마다 30만 개의 기저귀가 매립지에 유입되고 있다. 이렇게 버려지는 일회용 기저귀는 목재 펄프와 면 및 초흡수성 고분자물질로 만들어져 생분해되지 않고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돼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다 쓴 일회용 기저귀를 건축자재로 재활용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온라인 오픈 액세스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된 일본 후쿠오카 기타큐슈 대학의 환경공학부 환경공학연구과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은 단층 주택에 사용되는 모든 건축자재에서 최대 8%의 모래를 일회용 기저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트 드완커(Bart Dewancker) 기타규슈 대학 교수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일회용 기저귀를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저렴한 주택을 짓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연구를 마련했으며 연구팀은 인도네시아에서 실제 일회용 기저귀를 활용한 단층 주택을 지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기저귀를 세척, 건조 및 염화나트륨으로 살균했으며 이를 잘게 분쇄한 뒤 시멘트, 모래, 자갈, 돌 등과 각기 다른 비중으로 섞어 강도 측정을 시행했다. 그 결과 단층주택의 기둥과 보는 콘크리트 모래의 27%를 기저귀로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진은 혼합된 기저귀 폐기물이 많아질수록 콘크리트의 강도가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었으며 높은 건물일수록 기저귀 폐기물의 함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1층짜리 주택의 경우 콘크리트 내 모래 중 27%가 기저귀 폐기물로 대체될 수 있지만, 3층 높이의 집이라면 기저귀 폐기물의 구성 비율을 1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저귀 콘크리트의 강도를 측정하고 이를 실제 인도네시아에 실험용 주택에 활용한 결과 36㎡ 면적의 단층 주택을 짓기 위해 1.7㎥의 기저귀 폐기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크리트에 사용되는 모래의 8% 정도를 대체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기저귀 폐기물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시급한 주택 마련에 대한 새롭고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마련했다고 말하면서도 기저귀 콘크리트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기저귀 폐기물을 운반하는 데 에너지와 시간이 걸릴뿐더러 보다 효과적으로 기저귀를 세척하고, 분쇄하는 특수 장비와 인프라가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저귀 폐기물을 건축 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건축 규정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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