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유진 기자] 낚싯줄 등 폐어구에 걸린 채 이상 행동을 보이는 남방큰돌고래를 돕기 위한 긴급 구조작업이 진행됐다.
8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 따르면, 제주 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이날 이른바 ‘종달이’로 불리는 새끼 남방큰돌고래 구조 작업을 벌였다.
생후 1년 미만의 종달이는 지난해 11월 초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채 유영하는 모습이 처음 목격돼 안타까움을 샀다.
이에 핫핑크돌핀스(해양환경단체)와 해양다큐멘터리 감독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로 구성된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은 지난 1월 29일 배를 타고 나가 꼬리지느러미 쪽에 걸린 낚싯줄 일부를 절단하는 1차 응급처치를 했다.
그러나 당시 꼬리지느러미에 제거하지 못한 30㎝가량의 낚싯줄이 남아 그곳에 해조류들이 또 달라붙고, 주둥이와 몸통에도 여전히 낚싯줄이 얽혀 있는 상태로 파악됐다.
특히 1차 응급처치 이후 추적 관찰에서 종달이의 ‘정형행동’이 더 심각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형행동은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무의미하거나 반복적인 이상 행동을 말한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지난 6일 대정읍 앞바다에서 종달이가 1∼3분가량 10차례 이상 가만히 멈추고서 몸을 뒤집기를 반복했다”며 “이는 제자리를 맴도는 정형행동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종달이와 어미의 행동반경도 매우 좁아져 대정읍 일과리에서 무릉리 일대 해안 3.5㎞에서 맴돌고 있다. 김 교수는 종달이 구조를 위해 가두리를 사용한 포획 등 신중한 접근을 구조단에 요청했다.
그는 “새끼남방큰돌고래가 폐어구에 걸린 모습이 처음 포착됐을 당시만 해도 이미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다”며 “자칫 뜰채로 구하다가 스트레스로 인한 쇼크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측은 지난 7일 현장답사를 하고 이날 오전부터 대정읍 앞바다에서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구조단은 몸에 걸린 폐어구 제거를 위해 대정읍 앞바다에서 종달이를 뜰채로 바다에서 건져낼 계획이다. 이날 구조 시도가 여의치 않으면 향후 다른 방법의 구조도 강구할 예정이다.
한편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7일 오후 대정읍 상모리 인근 해상에서 관광선박이 2분 이상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과도하게 가까이 접근해 따라다니며 선수파 타기를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관련 영상을 함께 공개했다.
남방큰돌고래가 관광선박에 부딪쳐 지느러미와 주둥이 등을 다치는 일이 잦자 지난해 해양생태법이 개정돼 선수파 유도 등을 위한 과도한 접근이 금지됐음에도 일어난 일이다.
핫핑크돌핀스는 “관계 당국에 신고를 완료했다”며 “이 건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