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도시 열섬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이를 완화시키는 방안으로 도시 곳곳에 나무를 심는 등의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특수한 페인트를 건물에 발라 코팅하는 것만으로 도시의 온도를 최대 1.5도 더 시원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는 태양열을 반사하는 첨가제가 포함된 페인트를 도시의 지붕, 벽, 도로 포장에 코팅함으로써 도시 거주자들이 약 1.5도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싱가포르의 산업 지역에서 특수 페인트 코팅이 도시의 열기에 얼마나 잘 작용하는지 조사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특수 페인트 코팅으로 도로 포장, 지붕 및 벽을 코팅했으며, 코팅되지 않은 인접 환경과 비교 분석을 시행했다.
환경 센서를 사용해 공기 이동, 표면 및 공기 온도, 습도, 방사선을 포함한 조건을 모니터링했고 페인트로 페인트가 코팅된 지역이 그렇지 않은 곳과 비교해 오후 더위에 약 2도나 더 시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보편적온열기후지수(Universal Thermal Climate Index)를 사용해 보행자의 열적 쾌적 수준이 최대 1.5도 더 좋아졌다는 사실도 밝혔다.
해당 페인트는 태양열을 반사해 표면 열의 흡수 및 방출을 줄이며 이를 통해 열섬 현상 완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지붕에 비해 페인트로 코팅된 지붕은 화창한 날 가장 더운 기간 동안 열을 40% 적게 흡수하고 햇빛을 50% 더 많이 반사했다. 또한, 코팅된 벽으로 인해 대부분의 열이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완만펀(Wan Man Pun) 난양공과대학교 기계 및 항공우주공학부(MAE) 부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일년 내내 더운 싱가포르 도시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른 도시 지역에도 관련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더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며 우리 연구는 태양열을 반사하는 특수 페인트 코팅이 미래에 도시 열섬 효과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페인트를 사용해 기온을 낮추려는 노력은 미국 퍼듀대학교가 시도한 바 있다. 지난해 퍼듀대학은 울트라 화이트(Ultra White)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태양열을 반사해 기온 감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울트라 화이트는 흰색이 빛을 반사하는 성질에 주목해 만든 페인트로 연구진에 따르면 햇빛을 최대 98%까지 반사할 수 있으며 낮에는 화씨 8도, 밤에는 화씨 19도까지 표면을 식힐 수 있다. 또한 햇빛의 80~90%를 반사하는 기존의 흰색 페인트와 비교할 때 울트라 화이트 페인트는 실내 온도를 낮추고 에어컨의 필요성을 최대 40%까지 줄여 도시 열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