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중국 전역의 모피 농장이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될 확률이 높은 이른바 인수공통감염병 전파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를 요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 이하 HSI)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여우, 너구리, 밍크 등이 서식하는 중국의 5개 모피 농장을 조사한 결과 인수공통감염병 발병 위험이 매우 높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HSI는 지난 2023년 말 중국 북부 허베이성과 랴오닝성에 위치한 모피 농장에 초점을 맞춰 동물들의 사육환경을 조사했다. 이들은 각각 2000~4000마리에 달하는 동물을 집약적인 공간에서 사육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추세와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의 모피 생산량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50% 감소하고 지난 10년 동안 거의 90% 감소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HSI의 조사관들은 이전에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시골의 중소 규모 모피 농장 중 상당수가 판매 부진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여전히 중국은 세계 최대의 모피 생산국으로 소비량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샤오홍슈(Xiaohongshu)및 웨이보(Weibo)와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모피를 입는 것이 따뜻함을 유지하는 데 바람직하고 실용적인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SI가 공개한 조사 영상에는 작은 철망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반복적으로 서성거리는 정형 행동을 보이는 모습이었으며 동물 오물 더미를 포함해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이 적나라하게 찍혀있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모피를 위해 사육되는 동물이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질병 전파 및 공중 보건 관점에서 영상이 극도로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서리대학교(Surrey University) 수의과대학 알라스테어 맥밀란(Alastair MacMillan) 객원교수는 “동물마다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빠르게 순환하고 혼합되면서 포유류 숙주에 대한 적응이 촉진되고, 우려되는 돌연변이 계통이 발생하며, 인간 감염 위협 가능성이 커진다” 라면서 “동물의 높은 수용 밀도로 인해 바이러스가 비말을 통해 서로, 그리고 잠재적으로 인간에게 급속히 퍼지는 것을 촉진한다”라고 설명했다.
HSI의 중국 정책 전문가인 피터 리(Peter Li)는 “비록 이번 조사는 중국에서 이루어졌지만 모피 무역에 내재된 동물의 고통은 유럽과 북미 전역의 모피 농장에서도 볼 수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한 동물, 동물 오물 더미, 황량한 우리, 걱정스러운 인수공통전염병은 모피 무역이 묘사하려는 화려한 이미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