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서인홍 기자] 제주 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임정민 국제가정문화원 원장이 난소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주 지역 각계각층에서 후원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5일 비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다양한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다사모)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애월읍체육관 일대에서 열린 2024 애월읍 농수축박람회에서 농산물 판매 부스를 운영한 후 수익금 전액을 지난 1일 임정민 원장에게 치료비로 전달했다.
다사모 회원들은 제주에서 생산된 마스크팩과 레몬‧풋귤‧오미자 스틱, 무농약 녹차‧홍차, 농산물, 천연염색 제품을 팔아 완판했다. 이용화 국제가정문화원 운영위원장이 후원받은 양배추, 오이, 표고버섯, 버섯가루, 고사리 등 지역 농가 특산물도 모두 판매됐다.
양정인 다사모 회장은 “임 원장은 이주여성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대모 격으로 다문화가정 2세들도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며 “부디 건강을 회복해 계속 다문화가정을 위해 살아갈 수 있도록 다사모 회원과 운영위원들이 뜻을 모았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국제가정문화원 운영을 돕기 위해 매년 2000만원 상당을 지원해 온 양 회장은 “지난 3월 임 원장이 암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앞을 가려 할 말을 잃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임 원장은 암 진단 사실을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고 양 회장에게 먼저 알렸다. 의료대란 중에 양 회장은 동생을 통해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연결해 임 원장이 무사히 수술받았다.
임 원장은 “암은 신이 제게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더 깊이 알게 됐고 몸과 마음이 힘든 분들을 위해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고 전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으며 한분 한분이 주신 따뜻한 한마디 말의 에너지가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원장은 “이렇게 큰 사랑을 받긴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처음”이라며 “항암치료를 잘 견뎌 건강을 되찾아 제가 받은 사랑을 보답하겠다. 양 회장은 생명의 은인”이라고 강조했다.
임 원장의 지인이라고 밝힌 박 모씨는 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임 원장은) 다문화 가정을 위해서 헌신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 때에 강의도 못 하고 후원금도 줄었는데 자비로 충당하며, 국제가정문화원을 지켰다. 빠른 쾌유를 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원장은 지난해 '세계인의 날' 기념식에서 외국인의 정착 지원과 사회 통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