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최근 '2023년도 실험동물 사용실태'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 450만 마리가 넘는 동물이 실험에 동원됐다고 밝힌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이 잔인한 동물실험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1시 한국동물보호연합은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최근 농립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2023년에 4,581,798마리의 동물들이 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4년 동물실험으로 희생된 동물이 240만여 마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약 87%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동물실험이 실제로는 비과학적이며 잔인한 고통을 동반한다며 중단해야 한다고 외쳤으며 미국과 유럽연합 국가에서처럼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 활용하며 동물실험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단체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동물 탈을 쓰고 피켓팅을 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다음은 한국동물보호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6월 17일 발표한 '2023년도 실험동물 사용실태'에 따르면, 2023년에 4,581,798마리의 동물들이 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동물실험으로 희생된 동물이 240만여 마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약 87%가 늘어난 것이다. 고통등급별로 보면, 고통 B등급(187,688), 고통 C등급(877,491), 고통D 등급(1,265,209), 고통 E등급(2,251,410)으로, 고통 E등급이 전체 동물실험의 약49%에 달했다. 고통등급 D까지 합하면 전체 동물의 약 76%가 중증도 이상의 고통을 수반한 동물실험에 희생된 것이다. 특히, 고통 E등급 동물실험은 외과 수술, 독성 약물 주입 등 동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하고도 과학의 순수성 확보라는 이유로 마취제, 진통제 등을 투입하지 않는 극단적인 실험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동물실험 중 고통E등급 동물실험의 비중이 외국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상황인데, 실제로 유럽연합(EU)(10%), 캐나다(2.8%), 영국(3.6%)보다 우리나라(49%)는 월등히 높다. 동물실험은 과학과 윤리가 수레의 양바퀴처럼 함께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통 E등급은 과학만 있고, 윤리는 없는 극단적인 실험이다. 고통 E등급 동물실험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모든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비과학적이다. 동물실험은 오히려 의학과 과학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조차도 동물 실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모든 약물의 95%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2024년 6월, 스위스 취리히대 재생과학센터 연구팀은 신약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 20건 중 1건만 인간 사용을 위한 규제당국 승인으로 이어진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PLOS 생물학’에 발표한 바 있다.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에게도 나타날 확률은 5%에 불과한 것이다. 동물실험은 동전던지기(확률50%)보다도 못한 과학이 아닌, 도박이다. 동물실험은 오히려 과학과 의학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매년 약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참고로, 2022년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없이 의약품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식품의약국(FDA) '현대화법2.0'이 통과됐고, 더 나아가 미국은 2036년 동물실험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동물실험의 효용성과 윤리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해 활용하며 동물실험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물실험 '지상주의', 동물실험 '제일주의', 동물실험 '만능주의'를 부르짖으며 '동물실험 천국'으로 전락했다.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다. 동물실험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