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맹신이 존재했다. 일부 영양학자들은 채식을 하면 영양실조에 걸린다는 듯 육식과 채식을 균형 있게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채식인구가 많은 미국의 영양협회와 공공건강협회는 오히려 채식이 건강식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채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어릴 때부터 동물성 단백질이 부족하게 섭취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1969년에만 해도 한국인은 식물성 음식을 97%, 동물성 음식을 3% 섭취했지만 1995년 식물성 음식 52.7%, 동물성 음식은 47.3% 섭취하게 됐다.
오히려 동물성 단백질을 위주로 섭취한 서양에서 이제는 샐러드를 자주 먹는 등 채식을 도입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건강식으로 추종해왔다. 이에 따라 건강문제가 발생했다. 고단백‧고지방 식사가 생활습관병의 35%를 차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음식을 먹느냐는 중요하다. 육류를 많이 섭취한 탓에 암이나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생활습관병이 늘어났고 결국 한국인 사망률 10위를 차지하게 됐다. 고단백‧고지방 서구식 식습관이 가져온 결과다.
과연 동물성음식을 먹지 않는 '순수 채식(vegan)'을 할 경우 영양소가 부족해 건강에 해로울까? 서구 영양학자들에 따르면 균형 잡힌 채식은 오히려 건강식이다. 이에 따라 동물성 음식의 섭취는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 장수마을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식습관을 살펴보면 소식과 채식 위주 식단이 공통점이다.
1996년 미 농무부는 “사람에게는 동물성 식품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으며 미국영양협회는 “잘 짜인 채식 식단은 건강하고 영양적으로 충분하며 질병 예방과 치료에 유익하다”라고 밝혔다. 미국 의학협회저널에 따르면 채식은 혈관 폐쇄를 97% 막을 수 있으며 미국 공공건강협회에 따르면 비건을 할 경우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육식가의 10분의 1로 떨어진다.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으면 부족해지는 영양소로 단백질과 칼슘, 철분을 꼽는다. 채식으로는 정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을까?
인간의 하루 단백질 필요량은 생각보다 적다. 미국임상영양학저널은 하루 섭취 열량의 2.5%만 단백질로 채우면 된다고 했다. WHO는 4.5% 섭취를 권장했다. 가장 많이 제시한 곳은 미국리서치위원회다. 체중 1kg당 0.5g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체중 70kg 남성 기준 하루 35g만 섭취하면 된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를 확인하면 이미 1998년에 74.2g을 섭취하고 있었다.
고기에만 단백질이 포함되는 것도 아니다. 흰쌀밥 1공기에 단백질 7~10g, 콩 10g에 35~41g이 들어있다. 오히려 소고기의 단백질 함유량 21g과 비교하면 콩에 두 배가량 많이 들어있는 셈이다. 여기에 육류로는 섭취할 수 없는 필수아미노산이 쌀이나 보리, 밀, 콩, 채소에 함유돼 있다.
두 번째 영양소 부족으로 철분이 손꼽힌다. 채식으로는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고 철분이나 아연 등 미네랄이 부족해진다는 이야기다. 소고기 100g에는 칼슘 19mg, 달걀은 47mg이 들어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참깨 100g에는 무려 1,245mg이 함유됐다. 약 10g의 깨를 먹는다고 가정하면 칼슘을 115.6mg 섭취하게 된다. 해조류 다시마와 미역, 김에도 칼슘은 풍부하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곡물이나 과일, 채소보다 밀가루, 설탕 등으로 만든 빵과 과자를 즐길 경우 철결핍성 빈혈에 걸릴 수 있다. 채식을 하더라도 위나 장 일부를 절개한 환자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철결핍성 빈혈에 걸리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C와 칼슘이 만나면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채식을 할 경우 칼슘 섭취와 흡수 모두 좋아진다고 할 수 있다.
힘쓰는 일을 많이 하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육류를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있지만 생각보다 운동선수 중에 채식주의자도 많다. 윔블던 9회 우승을 기록한 나브라 틸로바나 수영 올림픽 3관왕을 기록한 머레이 로즈, 철인경기에서 6관왕을 차지한 데이빗 스콧, 농구스타 빌 월튼 등이 대표적인 채식 운동선수다.
육류 위주로 식사할 경우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상당하다. 육류 소화 시 장내에 강산성의 담즙과 강력한 발암물질이 발생하며, 동물성 음식의 높은 산성도로 체액의 ph균형이 저해된다. 동물성 단백질은 소화와 흡수, 배설이 어렵고 독소로 변해 체내에 남는다.
눈에 보이는 기름을 제거한 살코기에도 여전히 지방은 많다.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동맥경화나 중풍, 심장병 등을 유발한다. 여기에 농약이나 유전자조작곡물, 항생제로 범벅이 된 사료를 먹고 자란 가축은 독극물을 농축해 사람에게 전달된다. 생선의 경우 불포화지방은 산화되기 쉽고 수은이나 다이옥신 등 중금속이 농축돼 있다. 우유는 동양인의 90% 이상이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 균형 잡힌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려면
건강에 좋은 채식이지만 불균형한 식단이라면 이 또한 영양부족을 야기한다. 생명사랑채식실천협회는 제철재료를 위주로 섭취하되 현미잡곡밥이나 통밀빵 등 도정을 최소화한 통곡물과 김·미역·다시마·파래 등 해조류를 꼭 챙겨 먹을 것을 권장했다.
콩은 매일 3수저 정도 섭취하고 들기름과 참기름을 적절히 사용하고 채소는 생으로 또는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 화학조미료 대신 참깨와 들깨, 표고버섯 등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간식으로는 땅콩과 호박씨, 아몬드, 잣, 호두 등을 먹는다.
한편 미국영양협회는 “잘 짜여진 순수 채식(vegan)과 달걀과 우유까지 먹는 락토 오보는 임신과 수유중인 여성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섭취해도 영양적으로 좋다”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