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최근 남극에서 새로운 오존층 파괴물질이 발견됐다. 해외 과학기술 매체 Phys.org에 따르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호에 대기층에서 프레온가스의 대체 물질인 HCFC가 확인됐다는 내용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존층 파괴물질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의 일종으로 남극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지연구소와 스위스연방 재료시험연구소(Empa) 폴머(M. Vollmer) 박사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오존파괴물질 관측망에서 3종의 HCFC를 감지했다. 그중 남극세종과학기지는 남극 기지 가운데 유일하게 연구에 참여했다. HCFC는 오존층 파괴 주범으로 알려진 프레온가스 CFCs(할로겐화합물)를 대신해 에어컨 냉매 등으로 사용돼왔다.
국제사회는 오존층 파괴를 멈추자는 뜻을 같이 하며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채택했다. 당시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 CFCs를 금지했으며, 이보다 파괴 위력이 덜한 HCFC도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르면, 선진국은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30년까지 HCFC 생산을 금지해야 한다.
그후 성층권의 CFCs와 HCFC 농도는 꾸준히 감소했다. 남극 대륙의 오존 구멍이 2040년에서 2080년 사이에 복구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존층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논문은 암울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 오존층 파괴 HCFC 주요 배출국은 중국?
HCFC는 일반적으로 냉매와 에어로졸 캔 추진제로 사용된다.
이번에 관측된 세 가지 HCFC는 HCFC-132b(CH2ClCClF2)와 HCFC-133a(CH2ClCF3) 및 HCFC-31(CH2ClF)이다. 모두 남반구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질이며 CH2ClCClF2는 대기권에서 한 번도 검출된 적이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CH2ClCClF2는 플루오르카본 생산시설에서 나온 부산물로, CH2ClCF3과 CH2ClF의 배출은 냉매 제조 중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모두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오존층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는 화합물을 조기에 발견해 앞으로 영향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극 대기 중 농도와 농도의 증가 속도는 호주에 위치한 관측소의 측정값과 같았다. 이를 보아 HCFC는 남반구 중고위도 대기에 균일하게 퍼져있을 것으로 보인다.
HCFC 3종의 대기 중 농도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6~2019년 4년간 연 평균 710~2300톤 증가했는데, HCFC-132b는 970톤/년, HCFC-133a는 2300톤/년, HCFC-31은 710톤/년 배출됐다. 특히 HCFC-132b는 20년 전에 대기 중에 나타났을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이후 HCFC-132b 배출량의 약 95%와 HCFC-133a 배출량의 약 80%가 동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발생했다.
프랑스 남동부에서 HCFC-132b와 HCFC-133a가 소량 배출됐지만 2017년 초 불소탄 생산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배출도 중단됐다.
연구진은 대기 중 유해 배출물을 조기에 식별하면 지구 및 지역 환경 정책의 효과적인 개발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