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연간 1억 5000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이 매립지나 자연에 쌓이고 있지만 자연 분해가 되기까지는 500년이나 걸린다. 이렇게 쌓인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은 물론이고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과학계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박테리아 등 균을 이용한 연구가 속도나 효율성의 측면에서 발전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툴루즈 대학 연구진은 10시간 만에 플라스틱 병 1톤을 분해할 수 있는 변종 박테리아 효소를 발견했다.
네이처지에 기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들이 만든 나뭇잎 퇴비 큐틴 분해효소(LCC)는 기존 20시간 동안 최대 53%까지 분해가 가능했던 야생 효소의 능력치를 10시간에 90%까지로 끌어올린 변종 박테리아다.
섭씨 72도의 고열에서도 안정적으로 분해가 가능하며 박테리아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저렴해 눈길을 끈다. 현재 연구팀은 5년 내에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플라스틱을 생분해하는 박테리아 연구가 진행됐다. 지난해 6월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연구팀은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슈퍼웜’의 체내에서 플라스틱의 소재 중 하나인 폴리스틸렌을 생분해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이들은 박테리아 슈도모나스(Pseudomanas sp.) 내 세린계 가수분해효소(Serine Hydrolase)가 플라스틱 생분해와 관련이 있음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이와같이 플라스틱을 생분해시키는 균이 있는가 하면 유용한 화학 물질로 바꿀 수 있는 균도 존재한다.
최근 그린케미스트리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을 박테리아를 사용해 바닐라 향료로 변환할 수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교의 연구팀은 유전공학 박테리아를 사용해 폐플라스틱을 향료로 바꾸는 방법을 개발했다.
바닐라 향으로 알려진 바닐린 향료는 열대식물인 바닐라의 열매를 발효시켜 얻는 방향 물질이다. 이는 식음료, 화장품을 포함해 제약 및 세정 제품의 제형에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그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실용적인 화학 물질로 업사이클링하는 첫 번째 사례라고 밝혔으며 순환 경제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