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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거노믹스] 美 푸드테크, 세계 최초로 '꿀벌없이 만든 꿀' 출시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의 인식 변화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오늘날 대체 식품의 성장은 눈이 부실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체 식품은 육류, 계란 및 해산물에 대한 대안으로 꿀을 대체할 만한 식품은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푸드테크 멜리비오(MeliBio)가 세계 최초로 꿀벌 없이 만든 꿀을 출시했다. 회사는 합성 생물학, 정밀 발효 그리고 식물과학을 사용해 과학실에서 실제 꿀과 동일한 분자를 가진 꿀을 만들어 냈다. 실제 꿀과 건강상의 이점, 맛에서는 동일하지만 상업적 양봉으로 인한 환경적 피해는 전혀 없는 지속가능한 꿀이다. 

 

설립자인 달코 멘디치(Darko Mandich)는 "8년 동안 실제 양봉산업에 종사하면서 양봉산업의 문제점과 양봉산업으로 인해 꿀벌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꿀벌 없이 만든 맛있고 영양가 있는 꿀을 시장에 출시함으로써 우리는 꿀벌과 인간을 위해 더 나은 방식으로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형성한다"고 전했다. 

 

 

지난 1일 멜리비오(MeliBio)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기후 및 식품 기술 투자자 커뮤니티의 100명 회원을 초대해 꿀벌 없이 만든 꿀 시식회를 열었다. 시식회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맛은 분명히 클로버 꿀을 연상시킨다"며 "꿀의 대안으로 사용되는 아가베 시럽이나 메이플 시럽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한 맛"이라고 전했다. 

 

 

멜리비오(MeliBio)는 식품서비스 및 B2B 고객으로부터 배달 주문을 받을 예정이며 올해 말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식품뿐만 아니라 비누나 샴푸 등에 들어가는 꿀 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다. 

 

멜리비오(MeliBio)는 출시 과정에서 라벨링 문제에 대해 직면했다. 기존의 대체 유제품, 대체육류가 부딪히는 문제와 비슷하게, 꿀벌이 만들지 않은 꿀에 대해 '꿀'이라고 불러도 되냐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주, 메릴랜드주, EU 등은 포유동물의 유즙으로 생산된 제품에만 법적으로 '우유'라벨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해당 주에서는 대체 우유에 '우유'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멜리비오(MeliBio)는 꿀에 대한 법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그들이 생산한 꿀은 기존의 꿀과 당과 소량의 단백질, 미네랄, 아미노산, 효소 및 미량 영양소 등 구성요소가 같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별다른 제재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꿀은 엄밀히 따지자면 동물성 제품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멜라비오(MeliBio)는 꿀벌이 없는 꿀을 개발한 걸까? 꿀벌이 애써 모아온 양식을 인간이 빼앗는 것이기에 비윤리적이며 꿀 채취 과정은 지속가능성과도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일부 양봉 업자는 여왕벌이 날아갈 것을 염려해 여왕벌의 날개를 자르고 벌이 모은 꿀을 가져가기 위해 화학 방충제를 사용한다. 벌은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 없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며 면역력이 약해져 집단 폐사에 이르기도 하며 벌집 관리를 위해 벌집을 태우는 과정에서 죽기도 한다.

 

양봉 꿀벌이 늘어나면서 야생 꿀벌류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00대 농작물 중 3분의 1가량이 꿀벌 수분(受粉)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이 사라지면 수분을 돕지 못해 식물이 번식할 수 없고 식물을 먹이로 삼는 동물도 치명타를 맞게 된다. 이처럼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면 농작물 재배와 생물 다양성 유지에도 심각한 영향이 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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