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비건은 좁은 의미로 육류를 비롯한 동물성 원료가 함유된 음식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로 동물 실험을 하는 제품과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제품 역시 소비하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로 확장할 수 있다. 최근 모든 업계에서 이 같은 비건 라이프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제약 업계에서도 비건을 위한 건강 기능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 건강 기능 식품의 50%, 동물성 원료 함유
영양제에도 비건과 논비건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적을 것이다. 기자 역시 비거니즘에 대해 알지 못했던 때에는 영양제에 동물성 원료가 이토록 많이 함유돼 있는지 알지 못했다.
지난 달 미국의 비건 전문 건강 기능 식품 브랜드 테라시드(Terraseed)와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 세이브 무브먼트(Animal Save Movement)가 주도한 투명 라벨 캠페인(Transparent Label Campaign) 일환으로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강 기능 식품 가운데 약 50%가 동물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약 240만 마리의 동물들의 건강 기능 식품을 위해 희생되고 있으며 이러한 동물성 성분 공개가 투명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의 건강 기능 식품 라벨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7만 9000개 이상의 보조 제품 데이터를 분석할 결과 소비자들의 가장 일반적으로 섭취하는 5가지 보충제 가운데 대부분이 동물성 원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마그네슘 스테아레이트에는 소, 돼지 및 양 등 동물 부산물을 가공해 만든 젤라틴이 함유됐으며 비타민 D의 경우 양털의 라놀린이 함유됐다. 아울러 오메가3는 생선에서 얻으며 프로폴리스는 꿀벌에서 채취해 만들었다. 이 밖에도 캡슐 형태의 알약의 경우 대부분 젤라틴이 함유돼 채식주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 비건 열풍에 제약업계, 비건 건기식 출시나서
최근 비건 문화가 확산하기 시작하자 제약업계는 채식주의자도 섭취할 수 있는 비건 영양제를 출시하고 있다. 먼저 ‘베지 캡슐’이 늘어났다. 기존 소나 돼지가죽으로 만든 젤라틴이 아닌 섬유소와 같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캡슐을 활용한 것이다.
이 밖에도 비건 인증원을 통해 비건 인증을 얻은 제품 역시 늘어나고 있다. 한국비건인증원에 따르면 설립 초기였던 2019년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은 227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57개 제품이 인증받았다. 한국비건인증원 관계자는 "2021년 말 기준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식품비건 인증은 612개, 화장품은 1,120개 품목이 인증됐다"면서 “비건 인증 제품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비건 건강 기능 식품은 액상 프로틴과 같은 제품이 출시되면서 알약의 형태를 넘어선 다양한 제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삼일제약은 지난 5월 웰니스 브랜드 '일일하우'를 론칭하고 비건 프로틴밀 사업에 진출했다. 이들은 비건 인증을 받은 비건 스틱형 젤리 제품 3종과 더불어 ‘일일하우 프로틴밀’과 ‘일일하우 오트리치’ 2종을 선보였다. 특히 프로틴밀은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소비자와 운동을 즐기는 이들의 기호까지 맞추면서 GS25 편의점까지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플랫폼인 아이허브에 따르면 식물성 팩틴을 소재로 한 비건 구미 젤리를 비롯한 식물성 캡슐 제품 등 다양한 비건 영양제는 미닝아웃 컨슈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현 아이허브코리아 홍보팀장은 “최근 10년간 한국 시장에서 비건 카테고리 항목 판매율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영양제뿐만 아니라 뷰티와 식료품 등 다양한 품목에서도 비건 및 친환경, 크루얼티 프리 제품들의 판매가 급성장 중이어서 갈수록 소비자들의 미닝아웃 소비는 더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