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소득이 많을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상위 1% 부유층이 1년간 배출한 온실가스가 하위 10%가 26년 동안 사용한 양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자아낸다.
지난 1일 기후연구기관인 Autonomy가 발표한 ‘기후 행동을 위한 기후 기금: 극단적인 탄소 배출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의 이점’(A Climate Fund for Climate Action: the benefits of taxing extreme carbon emitters)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소득 하위 10%가 상위 1% 소득자만큼 탄소 배출량을 배출하는 데에는 무려 26년이 걸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상위 1% 소득자가 연간 소득이 2만 1500파운드 이하를 버는 사람들의 30%보다 훨씬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책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소득 및 온실가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Autonomy 측은 상위 1% 소득자들이 탄소 배출량이 높은 개인용 제트기를 포함한 비행기를 자주 이용하며, 많은 자동차를 운전하며, 많은 토지와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한 연구결과는 지난 2020년에도 발표된 바 있다. 옥스팜과 스톡홀름환경연구소가 계층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1990년에서 2015년 동안 소득 상위 10%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2%에 달했다.
또 소득 상위 1%는 소득 하위 50%가 배출하는 양보다 2배 많이 매출했다. 또한 소득 상위 1%가 배출하는 양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권장되는 배출량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Autonomy는 영국 정부가 부유층에 대한 탄소세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국의 탄소세가 시행되지 않아 가장 부유한 1%는 무료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대기 중으로 자유롭게 내뿜고 있다”라며 “이들의 탄소 배출은 곧 모든 인구가 짊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영국이 20년 전부터 소득 그룹의 상위 1%에게 탄소 배출량에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면 지금까지 약 1260억 파운드를 모금할 수 있었고, 이는 공평한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사용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utonomy의 연구 이사인 윌 스트롱(Will Strong)은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표준화된 탄소세 제도를 통해 부자에게 적절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라면서 "가장 오염시키는 활동에 대한 세금은 부유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이는 영국의 공공 재정의 격차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