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최근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재활용이 오히려 미세플라스틱을 더 많이 배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학술지인 유해물질 관련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 최신호에 실린 스코틀랜드 스트라스클라이드(Strathclyde)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팀은 영국의 최첨단 재활용 공장에서 연구를 수행한 결과 놀랍게도 이 시설에서 처리된 플라스틱의 13%가 폐수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으로 환경에 다시 방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폐수 입방미터 당 약 750억 개의 플라스틱 입자에 해당한다.
에리나 브라운(Erina Brown) 스트래스클라이드 대학 수석 연구원은 “재활용이 문제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되었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무섭다”라면서 “공장에 설치된 정수 시스템은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13%에서 6%로 줄일 수 있었지만, 미세플라스틱 배출 수준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수질 오염 외에도 재활용 시설 주변 공기에도 높은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을 발견했다. 실제로 공기 중 입자의 61%는 크기가 10미크론(㎛) 미만으로 사람의 적혈구 직경과 비슷한 크기다. 이러한 미립자 물질에 대한 노출은 인간의 질병과 연결돼 또 다른 잠재적인 건강 위험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플라스틱 제품은 소재에 따라 재활용 여부가 갈리는 까닭에 전 세계적으로는 9%, 미국에선 5∼6%만 재활용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 배출이란 예상 못 한 부작용에도 재활용 중단은 해법이 될 수 없다면서, 배출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활용되지 못한 플라스틱은 매립하거나 소각할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출신이자 비영리 단체 ‘비욘드 플라스틱(Beyond Plastics)’을 설립한 주디스 엥크(Judith Enck)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재활용 과정에서의 미세플라스틱 배출은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일부가 될 수 있다”라면서 “이 문제가 재활용과 연관됐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규제 기관들에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의 미세 플라스틱 배출 실태를 조사하고 관련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