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매년 인간이 섭취하는 육류로 소비되기 위해 죽는 동물이 무려 1000억 마리에 달한다는 보고가 나와 충격을 자아낸다.
최근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Our World in Data(OWID)는 홈페이지에 ‘매일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도살되나요?(How many animals get slaughtered every day?)’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인간이 소비하는 육류로 인해 매일 수억마리의 동물이 도살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매년 인류가 약 3억 6천만 톤에 달하는 육류를 소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기의 무게를 동물의 수로, 연간 총계를 일일 단위로 바꿔 하루 평균 얼마나 많은 동물이 도살되는지 그래프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래프에 따르면 매일 약 90만 마리의 소가 도살되며 돼지는 380만 마리가 매일 도살당하고 있다. 닭의 경우 매일 2억 2백만 마리가 도살되고 있으며 이러한 규모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보고서는 평균 분당 14만 마리의 닭이 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살되는 동물 그래프에는 물고기도 포함됐으나 그 수가 명확하지 않았다. 다만 보고서는 대규모 상업적 어업이 자행하는 남획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물고기의 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확실히 매일 수억 마리의 물고기가 희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매일 얼마나 많은 농장 동물이 희생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이 사육되는 동안 겪는 고통 역시 주목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농장 동물의 대부분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된다.
예컨대 돼지들은 비좁고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 갇혀 만성적인 불편함과 괴로움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소는 인간이 먹을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되고 이 관행으로 어미와 송아지 모두 고통을 받게 된다. 아울러 닭은 다른 닭과 싸우는 것을 막기 위해 마취 없이 부리를 자르는 고통을 겪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 사육되고 있는 농장 동물들의 대부분은 공장식 농장으로 불리는 시스템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비영리기관인 Sentience Institute가 공개한 데이터를 봤을 때 미국 가축의 99%가 공장식 축산에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 역시 양어장 등 공장식 양식에서 생활하는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닭, 칠면조, 돼지의 약 98%가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속해 있었다.
연구진은 공장식 농장이 환경과 자원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장식 농장으로 인한 수질 오염은 미국 전역에 걸쳐 1만 4000마일이 넘는 강과 하천, 9만 에이커가 넘는 호수와 연못을 위협하거나 손상시키고 있으며 공장식 농장에서 발생하는 질소 및 인 폐기물은 수생 생물의 사망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밖에도 공장식사육시설(CAFO)의 단 5%가 매년 약 5750억 파운드의 동물 배설물을 생성하며 인간의 항생제 내성에 기여하거나, 바다와 강을 위협하고 있다.
연구진은 육류 생산이 환경, 야생 동물 및 우리 건강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큼 육류 소비를 줄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크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육류 소비를 줄여 동물의 고통을 덜 수 있으며 농업을 위한 토지 사용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생물 다양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전염병 위험과 항생제 내성 감소 등 공중보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기후변화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