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유제품을 비롯한 동물성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일랜드 광고 표준 기관이 지속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유제품 광고에 대해 삭제 명령을 내려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식물 기반 전문지 플랜드베이스드 뉴스(plantbasednews)는 아일랜드 광고 표준 위원회(The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 of Ireland, ASAI)가 최근 유제품 관련 광고에 대한 불만을 접수했고 이를 받아들여 해당 광고를 다시 게재할 수 없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TV 광고에서는 아일랜드 산을 배경으로 풀을 뜯고 있는 젖소가 등장하며 럭비선수의 내레이션으로 “저도 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풀의 느낌을 알고 맛도 알죠. 아일랜드의 풀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떄문에 유제품으로도 유명합니다. 아름답고 풍부한 푸른 풀이 자연적으로 영양가 있고 지속가능한 우유의 핵심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화면의 텍스트에서는 “우유는 뼈의 정상적인 유지를 지원하는 단백질과 칼슘의 자연적으로 풍부한 공급원입니다. 아일랜드 젖소는 주로 풀을 먹고 우유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물의 99%는 자연 강우로 공급됩니다. 땅에서 영양을 공급합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러한 TV 광고에 대해 3건의 컴플레인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로 유제품 산업이 환경에 가한 피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광고에서 우유가 지속가능하게 생산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그린워싱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들은 특히 아일랜드 농업이 아일랜드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기여를 했으며, 국가적 무리와 합성 질소 비료 사용으로 인해 아일랜드에서 가장 많은 생물다양성 손실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EU 공동 연구 센터의 2010년 보고서를 인용해 아일랜드가 우유 생산을 위해 EU에서 4번째로 높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
이러한 컴플레인이 제기되자 아일랜드 광고 표준 위원회는 광고주인 아일랜드 국립 유제품 위원회(Ireland’s National Dairy Council, NDC)에 광고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이들은 현재 아일랜드 유제품 업계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5%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비료 사용 감소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1.2%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아일랜드 광고 표준 위원회는 이러한 컴플레인과 해명을 통합해 ‘유제품이 지속가능하다’라고 절대적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다며, 주장에 대한 자격이나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광고는 현재 형태로 다시 게재돼서는 안 된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러한 유제품과 관련한 그린워싱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일랜드 광고 표준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아일랜드 유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유제품 탄소 발자국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아일랜드 국립 유제품 위원회의 광고에 대해서도 광고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아일랜드 광고 표준 위원회는 “광고에서는 소비자에게 해당 프로그램이 환경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또는 환경을 돕기 위해 의도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는 정보 출처로 소비자를 유도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