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비닐 봉투 사용 금지령 덕분에 해변과 수로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수가 크게 줄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최근 미국 환경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는 미국에서 플라스틱 비닐 봉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조치가 플라스틱 쓰레기와 바다 오염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는 매년 9월 ‘국제 연안 정화의 날’에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변 청소 활동인 국제 연안 청소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보고서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비닐봉투 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해변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수가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제 해안 청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수거한 식료품 봉지의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두 배로 늘어났으며, 해당 기간 동안 비닐봉지 사용이 급증하고 금지 조치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미국 인구의 약 4분의 1이 주 전체 일회용 비닐봉지 금지령을 받으면서 자원봉사자 한 명당 수거한 가방의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 해변과 수로에서 수거된 비닐봉투가 전염병 이전 수준에 비해 29% 감소한 것이다.

보고서는 캘리포니아 주가 2015년 가장 먼저 일회용 비닐봉투 금지령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금지령은 11개 주로 확대돼 금지 조치가 매년 1200만 톤이 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안자 브랜든(Anja Brandon) 오션 컨저번시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플라스틱 봉지는 해양 생물에 가장 치명적인 플라스틱 오염 중 하나이며, 안타깝게도 해변을 오염시키는 가장 흔한 것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단체에 따르면 매년 11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는데 일회용 비닐 봉투는 특히 해양 동물의 건강을 위협한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비닐봉투를 해파리 등으로 착각해 삼켜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브랜든은 “비닐 봉투를 먹이로 착각해 먹으면 동물의 위나 내장에 그대로 남아 다른 먹이를 먹을 수 없게 되거나 막히거나 심지어 부력이 바뀌어 거북이가 다이빙하는 능력이 손상되는 등 수많은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단체는 플라스틱 오염의 체계적 문제가 소비자 개개인이 해결하기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책 개입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브랜든은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의 체계적 문제가 스스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이번 분석을 통해 미국 내 다른 주에서도 금지령을 통과시키길 바라고 있다”라면서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며 그것을 뒷받침할 데이터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