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전 세계 물순환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수량의 불균형과 빙하 소실, 대규모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나타난 수자원 변화가 단순한 이상현상이 아니라 지구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 세계 강의 60% 가까이가 지나치게 많은 물이나 지나치게 적은 물로 흐르고 있으며, 이는 지구의 물순환이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는 것이다. 특히 빙하의 소실 속도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모든 빙하 지역에서 3년 연속으로 얼음이 줄어들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450기가톤의 빙하가 사라졌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억8000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렇게 녹아내린 물은 해수면을 단기간에 1.2mm나 끌어올려 해안 지역 수억 명에게 홍수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소규모 빙하 지역은 이미 ‘최대 용수 시점(peak water point)’에 도달했거나 곧 이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더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세계 주요 산유국과 산탄국들이 화석연료 생산 확대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제사회가 합의한 기후 목표 달성이 한층 더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각국이 내세우는 ‘탄소중립’ 약속과 달리 실제 정책과 투자가 여전히 석탄·석유·가스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스톡홀름환경연구소(SEI), 기후애널리틱스, 국제지속가능발전연구소(IISD)가 최근 발표한 ‘생산 격차 보고서(Production Gap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20개 화석연료 생산국은 오는 2030년까지 지구온난화 1.5도 제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보다 무려 120%나 많은 양의 화석연료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도 목표 기준으로도 초과 생산 계획은 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기후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억제하고, 가능하다면 1.5도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각국은 석탄·석유·가스 투자 축소와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에 합의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정부들이 실제로는 기후 공약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분석 대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바닷속을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제는 우리 밥상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 실험으로 입증됐다. 영국 연구진이 처음으로 채소 조직 내부에서 나노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단순히 해양 생태계의 위협을 넘어 인류의 식품 안전과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임을 보여주고 있다. 플리머스대 연구팀은 무(radish)를 이용한 실험에서 플라스틱 나노입자가 뿌리를 뚫고 식용 조직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노플라스틱은 1cm의 백만분의 1 크기로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뿌리에서 흡수돼 줄기와 잎, 먹을 수 있는 부분까지 축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 결과 노출된 플라스틱 입자의 약 5%가 식물 내부로 흡수됐으며,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은 식용 조직에 자리 잡았다. 잎에서도 흔적이 남아 전체 흡수량의 10%가량이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플라스틱 입자가 단순히 뿌리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식물 전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다. 이 같은 결과는 식물 뿌리의 방어막으로 알려진 ‘카스파리안 스트립(Casparian strip)’이 나노플라스틱을 완전히 걸러내지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지중해 깊은 바닷속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의 최종 종착지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표면은 맑아 보일지 몰라도, 바닷속 어둠의 공간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비닐봉지와 포장재가 수세기 동안 쌓여가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과 이스라엘 해양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Marine Pollution Bulletin(해양오염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중해 동부의 레반트 분지가 세계적으로 가장 오염된 심해 구역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저인망 조사를 통해 해저를 탐사한 결과, 발견된 쓰레기의 대부분이 비닐봉지와 포장재였으며, 이들이 수천 미터 아래 해저에 갇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이 단순히 해수면에 떠다니거나 해변에 쌓인다는 기존 인식을 넘어, 심해저까지 내려가 장기간 머물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조각을 범죄 증거물처럼 다루며 크기, 색상, 재질, 표면 상태, 부착물 등을 분석하는 ‘다중 지표 분석(multi-marker analysis)’ 방식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이 왜 가라앉았는지, 어디서 기원했는지를 보다 정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현재 한반도에서 연평균 8.8일 발생하는 폭염이 21세기 말에는 최소 24.2일에서 최대 79.5일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해도 폭염 일수가 지금보다 3배, 실패할 경우 9배까지 폭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18일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를 공동 발간해 우리나라 기후위기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0년, 2014년, 2020년에 이어 네 번째로 나왔으며, 전문가 112명이 참여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표된 국내외 논문 2000여편과 각종 보고서를 집대성했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기상청)’와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환경부)’ 두 권으로 제작됐다.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온난화가 심화하면서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앞으로는 더 강력하고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024년과 2023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각각 14.5℃, 13.7℃로 역대 1, 2위를 기록했다. 1912~2017년 기온 상승률은 10년 평균 0.18℃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시대, 우리가 무심코 내리는 선택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독일 본 대학교 연구진은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화면 구성과 정보 제공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소비자들이 더 친환경적인 메뉴를 고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Appetite에 발표하며 디지털 플랫폼의 역할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실제 배달 앱을 모방한 실험용 앱을 만들어 두 가지 개입 방식을 시험했다. 첫 번째는 ‘디폴트+넛지(Default+Nudge)’로, 이용자가 앱을 열면 기본 선택지가 이미 기후 친화적인 버거 메뉴로 설정돼 있었다. 사용자가 직접 메뉴를 다시 구성할 경우, 친환경 식재료가 목록 상단에 배치되고 초록 잎사귀 아이콘이 표시됐다. 두 번째 방식은 ‘정보+부스트(Information+Boost)’로, 지속 가능한 식습관에 대한 네 가지 간단한 팁을 제공하고, 선택한 메뉴의 예상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포함했다. 모든 그룹은 각 메뉴의 영양 성분과 예상 탄소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에는 총 1011명이 참여했으며, 무작위로 세 그룹에 배정돼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스웨덴 북부, 유럽 최대 규모 희토류 매장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사미족 순록 방목 공동체가 존립의 기로에 섰다. 국가는 광산 개발을 통해 자원 안보를 강화하려 하지만, 원주민에게는 수천 년간 이어온 삶의 터전이 사라질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가속화하는 기후변화까지 겹치며 사미족의 문화적 토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도전에 직면했다. 스웨덴 북부 루오사바라 산은 오랫동안 사미족 순록이 이동해 온 전통 경로다. 그러나 최근 이 지역에 유럽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페르 예이예르(Per Geijer)’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스웨덴 정부와 국영 광산기업 LKAB는 이를 통해 유럽의 대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고, 전기차·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미족 공동체는 이러한 개발이 전통적 순록 방목을 근본적으로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가브나 마을에서 3천여 마리의 순록을 관리하는 방목민 라르스-마르쿠스 쿠무넨은 “순록은 사미 문화의 뿌리”라며 “광산이 들어서면 여름과 겨울을 오가던 이동 경로가 완전히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키루나바라 철광석 광산 확장으로 인해 순록이 더 멀고 험한 길을 따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식물이 새로운 산업 혁신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UC 데이비스 연구진이 식물을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제조 기술을 통해 지구와 우주에서 모두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을 구현하려는 도전에 나섰다. 이번 연구는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의약품과 식품, 소재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미래 친환경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UC 데이비스에 300만 달러를 지원해 자원이 크게 제한된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 개발을 돕는다. 현재 미국 내 바이오제조는 복잡한 인프라와 고도의 전문 인력, 대규모 자본이 집중된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농촌이나 소외 지역, 전쟁터, 심지어 우주처럼 자원이 부족한 공간에서는 사실상 적용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공급망 불안정 문제까지 완화할 계획이다. ‘엔지니어드 플랜츠 인 컬처(EPiC)’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번 연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엔지니어링된 식물 세포, 식물 배아, 빠르게 자라는 수생식물인 개구리밥 등을 활용해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바닷속에서 조용히 자라는 해초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해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퇴적물 속에 가둠으로써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탄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해양 생태계를 유지하는 차원을 넘어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초의 잠재력이 무조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 활동에서 비롯된 과도한 영양분 유입이 해초밭의 생존과 탄소 저장 능력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진은 해초와 영양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9년에 걸친 장기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바하마 해역의 해초밭에 인과 질소를 인위적으로 보충하며 변화를 추적했는데, 그 결과 해초는 처음에는 성장 속도를 높이며 뿌리와 잎을 강화하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뿌리가 더 깊고 넓게 뻗으면서 탄소가 퇴적물 속으로 더 많이 축적되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탄소 흡수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유의미한 변화였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급격히 악화됐다. 가장 큰 문제는 질소였다. 연구진은 질소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미세 조류인 식물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아온 지중해가 이제는 온수욕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바다’로 변하고 있다. 최근 관측에서 지중해 수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단순한 이상 현상을 넘어 기후위기의 전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경고가 과학계에서 잇따르고 있다. 인간에게는 잠시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물일지 모르지만, 바다에 의존해 살아가는 생태계에는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다. 지난 7월 지중해 평균 수온은 화씨 80.4도(섭씨 26.9도)에 이르렀다. 일부 해역은 화씨 82도(섭씨 27.8도)를 넘기며 바닷물이 뜨겁게 달궈졌다. 지중해는 좁은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대서양과 연결돼 있어 물 교환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열과 오염, 산성화가 빠르게 쌓이며 지구 평균보다 더 가파른 온도 상승을 겪고 있다. 실제로 1982년부터 2019년까지 지중해 표면수온은 섭씨 1.3도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양 평균 상승폭의 두 배에 달한다. 국제 연구진은 지중해 생태계와 기후변화 관련 131편의 논문을 분석하고, IPCC 기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온도 상승 단계별 위험도를 정리한 ‘불타는 숯불(burning ember)’ 도표를 제작했다.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항산화 성분과 차분한 각성 효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말차가 최근 ‘웰빙 아이콘’을 넘어 ‘그린 골드(녹색 금)’라는 별칭으로까지 불린다. 소셜미디어 열풍 속에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기후위기와 생산 구조적 제약이 겹치면서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동시에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말차는 전 세계적인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빠르게 성장한 대표 식품이다. 잎을 통째로 갈아 만든 분말을 물이나 우유에 풀어 마시는 방식은 현대인의 ‘건강한 에너지 드링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카테킨, 체지방 연소를 돕는 EGCG, 긴장 완화에 효과적인 L-테아닌 성분이 풍부해 집중력 향상과 스트레스 완화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젊은 세대의 소비를 이끌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의 힘이 더해졌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말차코어(matcha-core)’라는 해시태그가 수억 뷰를 기록하며, 카페 음료에서 홈카페 레시피까지 말차 활용법이 빠르게 확산됐다. 글로벌 음료 체인과 제과업체들도 앞다투어 말차 제품을 출시하면서 수요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수요의 급성장은 생산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고품질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보고서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축소·왜곡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 세계 85명 이상의 저명한 기후 과학자들이 집단 성명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 과학자들은 이번 보고서가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가 직접 지명한 소수의 반대 성향 연구자들에 의해 작성됐으며, “현대 기후과학의 주류적 합의를 반영하지 않고, 오래된 소수 의견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약화하거나 철회하려는 정책적 목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활용될 소지가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 평가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속도와 영향에 대한 기존 과학적 관측을 축소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 기후 과학자 안드라 가너는 “보고서가 학계의 광범위한 연구 성과를 외면한 채 일부 반대 의견을 중심에 배치했다”며 “이는 과학적 논쟁을 가장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러한 왜곡이 단순한 학문적 불일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화석연료 산업과 규제 완화 정책은 기업에 일시적 이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그 피해는 인간과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유엔이 각국에 기후변화 대응 계획 제출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2월 제출 기한을 이미 넘긴 상황에서 반년이 지났지만, 주요 배출국 상당수가 여전히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압박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NDC는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마련해야 하는 국가별 기후 로드맵으로, 2035년까지 어떤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담아야 한다. 그러나 기한이었던 지난 2월 대부분의 국가가 제출하지 못했고, 여전히 EU를 비롯한 주요 배출국들의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EU는 2040년 기후 목표 설정을 둘러싼 내부 협상이 길어지면서 제출 시한을 넘겼다. 프랑스와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2040년 목표 확정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논의를 정상급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합의 지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는 EU 차원의 기후 계획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이먼 스틸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은 최근 약 200개국에 서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브라질 아마존의 삼림 파괴가 지역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산림 훼손을 넘어, 숲의 손실이 건기 동안 강수량을 줄이고 기온을 높이는 등 기후 시스템을 크게 흔들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상파울루대학교(USP) 연구진이 발표한 최신 연구는 기후 변화와 삼림 파괴의 기여도를 분리해 수치로 제시함으로써, 그간 모호했던 논의에 명확한 기준을 제공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아마존의 건기 강수량 감소 가운데 약 74.5%는 삼림 파괴에 기인했다. 또한 건기 기온 상승분 중 16.5%가 숲의 손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반구의 산업 활동 등에서 비롯된 전 지구적 기후 변화보다 브라질 내부의 산림 관리가 아마존의 건기 기후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숲의 손실과 기후 변화의 효과를 수치로 분리해 ‘누가 얼마만큼의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림 훼손의 초기 단계에서 기후 변화가 가장 극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숲의 10~40%가 사라질 때 강수량과 기온 변화 폭이 가장 크게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처음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열대 지역에서 숲은 단순한 자연 경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나무는 그늘을 드리우고, 땅속 수분을 끌어올려 대기에 내보내며 지역 기후를 완화하는 ‘천연 냉각 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벌목과 농경지 확대로 숲이 사라지면서, 그 기능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제 연구 결과는 숲을 잃은 대가가 단순히 기후변화 차원을 넘어, 인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경고한다.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열대 산림 파괴로 인한 국지적 온도 상승은 이미 전 세계 3억 명 이상을 더 높은 기온에 노출시켰다. 이로 인해 매년 약 2만 8천 명이 열사병 등 고온 관련 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누적 사망자는 약 50만 명에 이른다. 연구진은 특히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사병 사망의 3분의 1 이상이 산림 파괴와 직접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4,800만 명, 콩고민주공화국에서 4,200만 명, 브라질에서 2,100만 명이 산림 손실로 인한 고온 환경에 이미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