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가 ‘4번 달걀’을 판매해 뭇매를 맞고 있다. ‘4번 달걀’이란 무엇일까?
정부는 2019년부터 산란 일자 표시제를 시행했다. 이에 달걀 껍질에는 열자리 숫자가 새겨져있는데 이 숫자는 순서대로 산란일자 4자리, 생산자 고유번호 5자리, 그리고 마지막 번호는 사육 환경 보호 자리다.
이번에 문제가 된 4번 달걀이란 사육 환경 보호 자리의 숫자가 4번인 달걀을 의미한다. 사육환경은 1~4번으로 나뉘는데, 1번은 닭을 풀어서 키우는 방사, 2번은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는 평사를 의미한다. 3번·4번은 케이지 안에서 닭을 키우는 방식이다.
3번은 비교적 넓은 면적(0.075㎡/마리)의 ‘개선 케이지’, 4번은 면적이 0.05㎡/마리인 ‘기존 케이지’를 뜻한다. 4번의 경우 A4 용지 1장(0.062㎡)보다 좁은 공간에 닭을 가둬놓고 달걀을 생산한다.
기존 케이지 즉 4번 달걀을 생산한 닭은 날갯짓, 모래목욕, 횃대 오르기 등 닭의 본능적인 태도를 제한당한 채 사육됐다.
이러한 비윤리적인 행태에 동물보호단체는 케이지 사육을 반대한다. 심지어 유럽연합은 2012년부터 최소 면적을 지키지 않은 밀집 사육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4번 달걀을 팔았다고 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마켓컬리에서 사육공간이 좁은 '4번 달걀'을 판매하면서 닭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는 환경이라고 적은 것 때문이다.
평소 마켓컬리는 친환경 동물 복지 식품을 강조한 착한 소비에 앞장서고 있었기 때문에 그 배신감이 더욱 크다.
한편 유통업계에서 동물 복지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인권을 넘어 동물의 권리까지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 의식이 확산된 이유다.
실제로 2019년 농림부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동물 복지 식품을 사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9.9%를 차지했으며 동물 복지 식품을 구매한 사람의 25.3%는 동물 복지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