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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영국의 대형마트

 

‘플라스틱 제로 마트’ 정책을 펼친 대형마트 웨이트로즈(Waitrose)가 영국 환경조사국(EIA)와 그린피스가 선정한 플라스틱 줄이기 노력이 돋보인 영국의 슈퍼마켓 1위에 2년 연속 올랐다. 26일, 웨이트로즈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하기 위한 다음 행보를 발표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가 없는 장보기는 정말 불편할까? 그린피스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플라스틱이 없는 매장이 있으면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의 40%를 차지한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심각하지만, 현재 소비자에게 선택할 권리는 없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후 집에 돌아오면 각종 포장재를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린다. 과일을 구입하면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스폰지 등이 따라붙고 우유 2개 묶음을 구입하면 테이프와 비닐을 제거해야 한다.

 

일회용 포장재가 없는 대형마트 운영은 불가능할까? 앞장서서 플라스틱 포장재를 적극 줄인 영국의 대형마트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사례다.

 

◆ 웨이트로즈의 플라스틱 ‘0’ 전략

 

 

웨이트로즈는 지난 2019년 재사용 용기에 식품을 담아갈 수 있는 매장을 3개월간 시범 운영했다. 재사용 용기는 소비자가 직접 가져올 수도 보증금을 내고 빌릴 수도 있다. ‘웨이트로즈 언팩트(Waitrose Unpacked)'란 이름의 리필 방식 매장은 약 200개 상품 라인이 플라스틱 포장 없이 판매된다. 과일과 채소는 일체의 포장 없이 직접 담아갈 수 있으며 파스타나 시리얼, 곡류, 콩류, 건과일 등 제품은 디스펜서에 채워져 있어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다. 각종 세제는 브랜드 에코버와 협업해 슈퍼마켓 최초로 자동 디스펜서 시스템을 도입했다.

 

옥스퍼드에 위치한 웨이트로즈 보틀리 로드숍에서 6월 3일부터 8월 18일까지 시행 예정이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결국 11주간의 시범 운영이 끝나기도 전에 월링포드와 애빙던, 첼튼 3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웨이트로즈는 시범 운영에서 그치지 않고 매장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친환경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웨이트로즈 언팩트 매장에서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9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은 83% 줄어들었다.

 

웨이트로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2021년 말까지 자체 브랜드의 패키지를 3분의 1로 줄이며 특히 플라스틱 포장재는 20% 줄이겠다고 밝힌 것이다. 2023년까지 자체 브랜드 포장은 재사용 또는 퇴비용으로 만들 것이며 2025년까지 자체 브랜드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 목표는 모두 2016년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기준으로 했다.

 

2020년 웨이트로즈 자체 브랜드의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은 2017년 대비 6.1% 줄어들었다. 영국 내 슈퍼마켓의 점유율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영국의 주요 대형마트 중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가장 빠르게 감축한 사례라고 평했다.

 

웨이트로즈는 “일회용 포장재 없이 리필 가능한 매장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플라스틱 발자국을 줄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밝히며 향후 더 많은 지점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지난해 웨이트로즈 언팩트 매장 운영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생 및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로 많은 소매업체가 매장 내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웨이트로즈는 지난 몇 달간 언팩트 매장에 대한 어떤 발표도 하지 않았다.

 

 

26일 웨이트로즈가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웨이트로즈는 기존 리필 가능한 제품과 포장된 제품을 통합해 리필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포장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는 언팩트 매장이 별도로 마련된 것과 달리 이제는 웨이트로즈 매장 곳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웨이트로즈의 전무이사 제임스 배일리는 “수년간 몸에 배어온 쇼핑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쇼핑할 때 리필이 일상적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웨이트로즈의 이런 방침에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령 언팩트 매장을 경험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0%가 언팩트 매장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포장되지 않은 제품을 더 다양하게 보고 싶어 했으며 환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웨이트로즈의 플라스틱 제로 테스트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모든 통조림 제품의 겉면을 싸고 있는 랩을 제거했다. 이를 통해 연간 45t의 플라스틱 비닐을 절약하겠다는 입장이다. 크리스마스 포장재 감축도 실현했다. 선물용 포장은 모두 폐지한 대신 지속가능한 FSC 인증 용지와 수성잉크로 제작된 크래프트지를 판매했다.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없는 선택권을 제공한 것이다.

 

재활용이 까다로운 플라스틱 소재도 웨이트로즈의 목표 대상이다. 2021년 말까지 모든 PVC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2023년 말까지 폴리스티렌과 폴리비닐리덴 염화물을 없애기로 했다. 이미 웨이트로즈는 발포폴리스티렌의 일종인 스티로폼을 모두 없앤 바 있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의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3월 그린피스가 발표한 ‘국내 대형마트 일회용 플라스틱 유통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마트 중 이마트를 제외한 4개 업체가 가장 낮은 등급인 ‘F’점수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대형마트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과 유통량을 파악하고 플라스틱 사용에 관한 책임의식을 토대로 플라스틱 단계별 감축 목표를 수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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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