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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V팩트체크] 삼양 비건라면에 육수강화분말?…“표기방식에서 비롯된 오해”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비건 식품의 용어 정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삼양식품이 지난달 출시한 ‘맛있는라면 비건’ 포장지에 표기된 원재료명에 ‘육수강화분말’이 포함돼서다.

 

 

해당 제품은 표고버섯·파·브로콜리 등 순식물성 채소로 맛을 낸 비건 인증 라면이다. 삼양식품은 제품 출시 전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해 패키지에 비건 인증 마크를 부착했다.

 

하지만 원재료명에는 육수강화분말이 표기돼 소비자 사이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육수(肉水)는 사전적 의미로 ‘고기를 삶아 낸 물’이다. 즉, 표기된 내용처럼 제품에 육수 분말이 포함됐다면 비건 식단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비건뉴스가 삼양식품에 문의한 결과 오표기에서 비롯된 오해로 밝혀졌다. 업체 측은 제품이 순식물성 원료로만 구성됐으며 ‘육수’는 관용적 표현으로 표기, 사전적 의미인 ‘고기를 삶아 낸 물’이 아니라고 밝혔다. ‘(채)육수강화분말’에서 채소를 뜻하는 채(菜)를 생략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는 설명이다.

 

사실상 오표기도 아닌 것이 채수(菜水)라는 표현은 아직 사전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채수(菜水)는 등재되지 않았고 ‘菜수’는 ‘채소’를 뜻하는 명사로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비건 상품에 대한 기준점 및 용어의 확립 현황이 채식 문화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역설이다. 이에 소비·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명확한 지침과 용어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차 비건 지향인 김민지(32·여) 씨는 “채식인구가 10년 새 10배 이상 늘었고 소비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개념 정리는 부족하다”“가공식품 구매 전 성분표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지만 애매한 표현이 있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대체육 또는 식물성 식품이라고 해서 구매했다가 알고 보니 달걀·우유가 포함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비건은 단순히 고기만 거부하는 식생활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동물에게 그 어떤 해도 끼치지 않겠다는 삶의 한 방식이다. 식단을 예로 들면 고기 외에 생선, 달걀, 우유는 물론 꿀벌이 생산한 벌꿀까지 제한한다”“이런 삶의 방식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 용어정리가 미비해 개념을 오인하거나 단어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빨리 채식 문화를 나타내는 용어가 명확하게 정리되길 바란다”고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비건뉴스와 통화에서 "육수강화분말에는 동물성 성분이 아닌 순식물성으로, 국물의 감칠맛을 증진하는 용도의 분말"이라며 "비건 소비자분들께 혼란을 주지 않도록 향후 용어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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