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0.85도나 올랐다. 겨우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이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아주 작은 기온 변화도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과학자가 밝혀냈다. 인간이 자초한 재앙, 이 시각 지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편집자주]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산소 공장’이자 ‘지구의 허파’로 불리던 브라질 아마존이 제 기능을 잃었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기후위기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흡수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흡수량보다 약 20%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마존 열대우림이 난개발과 잦은 산불로 황폐해졌고 더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브라질의 아마존 유역은 166억톤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같은 기간 흡수한 이산화탄소량은 139억톤에 그쳤다. 프랑스 국립농림과학원(INRA)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위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숲이 자라면서 흡수·저장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숲이 불타거나 파괴될 때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산출한 결과다.
논문 공동저자인 INRA의 장 피에르 위그네론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브라질 아마존이 이산화탄소 순배출원으로 뒤집혔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어느 시점에서 이런 전환이 돌이킬 수 없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아마존 유역에는 탄소 흡수와 저장 능력이 뛰어난 열대우림이 조성돼 있어 지구 온난화를 억제하는 자정기능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연구팀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2019년 화재와 벌채를 통해 황폐해진 산림 면적이 2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즉 정권교체 이후 환경보호는 뒷전이고 개발중심 정책만 펼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에 지난 5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 대형 슈퍼마켓 식료품 제조업체들은 공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열대우림을 무자비하게 개발하는 법안을 계속 추진할 경우 브라질 생산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9월 독일·덴마크·프랑스 등 유럽 8개국이 경고한 내용이기도 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아마존 무단 벌채를 중단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회의 이후 즉각 자국 환경 예산을 삭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