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밤사이에 설치돼 주민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던 '익사하는 소녀 동상'이 기후위기를 알리기 위한 조형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주 스페인 빌바오의 네르비온 강에는 하루 아침에 섬뜩한 조형물이 설치돼 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꼈다.
조형물은 소녀의 얼굴로 물 위에 얼굴만 드러낸 채 잠겨 있다. 허공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표정에서 기괴함이 느껴진다. 조형물의 무게는 120kg에 달하며 섬유유리로 만들어져 강의 높이에 따라 이마까지 잠기거나 목 부분까지 드러나기도 한다.
이 조형물은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예술가 루벤 오로즈코(Ruben Orozco)가 스페인의 자선단체인 BBK재단의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것으로 지속가능성의 메시지와 기후 변화에 대한 빠른 조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고있다. 조형물의 이름은 ‘비하르(Bihar)’로 바스크어로 ‘내일’을 의미한다.
조형물을 만든 예술가 루벤 오로즈코(Ruben Orozco)는 한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우리의 행동이 우리 스스로를 가라앉힐 수도 있고 물에 뜨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해당 작품의 제작을 지원한 스페인 자선단체도 “기후 변화와 관련해 지속 불가능한 조치에만 매달릴 경우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조형물의 제작 배경을 듣고 난 후 주민들은 섬뜩하다는 반응보다 기후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르비온 강을 방문한 트리아나 길(Triana Gil)은 “처음 조형물을 봤을 땐 기괴해서 충격적이었지만 조형물의 숨은 뜻을 보니 소녀의 얼굴에서 슬픔이 느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