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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한 스쿠알렌, 문제점은?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헤밍웨이의 대표작인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은 매일 아침 상어 간유를 먹고 건강해졌다는 내용이 나온다.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상어로부터 추출한 간유를 허약체질, 위장병 등 여러 질병에 민간요법으로 널리 사용해왔다. 이에 상어의 간유는 전문용어로 스쿠알렌이라고 불리며 여러 식품과 화장품에 사용되고 있다.

 

 

스쿠알렌이란 상어의 간에 함유된 기름의 주성분으로 분자구조는 탄소와 수소로 돼 있는 불포화 탄화수소계로서 응고점이 극히 낮은 기름 액체다. 식품 공전에 따르면 스쿠알렌 식품은 상어 간에서 추출한 기름을 식용에 적합하게 정제해 얻은 스쿠알렌 또는 이를 주원료로 해 섭취가 용이하게 하도록 한 캡슐에 충전한 것으로 일컫는다. 스쿠알렌은 1906년 일본의 유지화학자 쓰지모도 미쓰마루가 상어의 간에서 발견했으며 그 후 1935년 스위스 츄리히 대학 폴 카라 교수가 스쿠알렌의 분자구조식을 밝혔다.

 

상어는 서식하는 바다의 깊이에 따라 표층성 상어와 심해성 상어로 구분된다. 상어는 세계적으로 약 250종류가 있으며 바닷속 500~1000 깊이에 사는 심해상어의 종류는 약 50여 종으로 스쿠알렌의 원료로서 가장 좋은 것은 아이 상어다. 아이 상어는 몸길이가 불과 1~1.5m밖에 되지 않으나 간의 무게는 체중의 25%를 차지하며 간의 75%가 간유다.

 

 

스쿠알렌은 탁월한 지용성을 갖고 표면장력이 약하기 때문에 세포나 조직 속으로 잘 침투하며 그 안에 축적된 지용성 농약이나 발암물질, 환경오염물질, 중금속 등을 용해해 조직 밖으로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을 한다. 세균, 암세포 등을 제거하는 망상 내피 조직 기능을 촉진하고 면역기능을 강화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며 특히 T세포 기능과 탐식세포 활동력을 증가시켜 항암작용을 한다.

 

 

특히 화장품에서 사용되는 스쿠알렌은 피부의 수분 손실을 방지하고 잔주름을 줄여준다고 알려졌다. 노폐물을 배설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함으로써 산소를 세포 내에 공급해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게 하고 탄력 있고 윤기 있는 피부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립스틱, 아이 메이크업, 태닝 오일 및 파운데이션의 성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 스쿠알렌의 사용은 전 세계 지역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 환경 보호 단체인 Bloom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72가지 다른 페이셜 크림을 테스트한 결과 유럽 제품의 9.4%에 스쿠알렌이 함유돼 있었으며 미국 제품은 14가지 중 1가지가 함유돼 있었다. 

 

아시아의 화장품에서는 53%가 스쿠알렌을 함유했고 스쿠알렌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브랜드도 있었다. 미용 산업 외에 스쿠알렌은 습진 및 건선과 같은 상태를 치료하는 데에도 사용되며 백신을 개발하는데 사용된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환경단체인 샤크앨라이스는 백신 개발에 필요한 스쿠알렌을 위해 상어가 약 50만 마리 희생됐다고 주장한 바있다.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스쿠알렌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뭘까? 바로 해양생태계 파괴 때문이다. 상어는 바다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점 포식자로서 이들은 먹이사슬에서 그 아래에 있는 동물을 먹고 병들고 약한 개체를 제거해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 상어 개체 수는 지난 50년 동안 약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은 매년 1억 마리의 상어를 사냥한다. 상어 지느러미 수프의 인기는 역사적으로 이 숫자에 대한 비난을 받았지만, 상어 남획은 상어 지느러미 이상의 것을 노리는 훨씬 더 큰 국제 무역에 의해 주도된다.

 

Bloom에 따르면 5320억 달러 규모의 미용 산업에서 화장품은 전 세계 상어 간유 생산의 90%를 차지하며 매년 약 270만 마리의 심해 상어가 죽는 데 기여한다. 스쿠알렌 1톤을 생산하려면 약 3000마리의 상어가 필요로 한다. 이에 비영리 환경 보호 단체인 Oceana는 전자 상거래 사이트인 Vermont Country Store 및 소비재 회사 Unilever와 같은 회사와 협력해 상어에서 추출된 스쿠알렌 판매를 중단하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스쿠알렌의 대안은 있을까? 스쿠알렌은 올리브, 쌀겨, 밀 배아 및 아마란스 씨앗과 같은 식물에도 소량이지만 들어있다. 인간의 몸에서도 스쿠알렌이 하루 약 1g 정도 생성돼 콜레스테롤, 생식호르몬, 비타민D, 담즙산 생산에 사용되고 매일 약 250mg의 스쿠알렌이 피부의 지방샘에서 나오는 피지의 성분으로 분비된다. 식물성 스쿠알렌 역시 다른 식물성 식품이 그러하듯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초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리브에서 추출한 스쿠알렌은 상어 간에서 채취한 스쿠알렌보다 3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많은 기업이 새로운 스쿠알렌 공급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앞서 알아봤듯이 상어에게서 추출된 스쿠알렌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큰 결함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스쿠알렌이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일일이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상어 기반 스쿠알렌을 피하는 데 있어 인증된 비건 메이크업 및 스킨케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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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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