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최근 열린 COP26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망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200개 국가가 참가한 COP26은 지난달 31일부터 약 2주에 걸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에 관해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국가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애초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를 더 넘겨 진행됐다.
이번 COP26에서 마지막까지 갈등을 드러냈던 석탄 발전 부분은 ‘중단’이 아닌 ‘감축’으로 협약을 맺었으며 주요 탄소 배출국인 인도, 중국, 러시아 등이 제출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역시 국제사회가 약속한 1.5도에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이에 각국은 내년에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1.5도에 맞게 다시 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진행된 협약이지만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위기를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결론을 맺었다고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비영리기구인 Good Food Institute(GFI)의 전문가들은 전 세계 식량 시스템이 탄소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식량과 농업을 기후회담에 참여시키는 것이 1.5도를 충족하는데 중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량산업 중에서도 탄소 집약적인 축산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면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GFI Europe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앨리스 레이븐스크로프트는 “의제에서 과소평가 되는 것은 식량과 농업이며 특히 세계 온도 상승을 중요한 목표인 1.5도로 제한하는 방법으로 육류 소비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미 농업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해결해야 할 결정적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축산업은 모든 유형의 운송수단을 합친 것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차지한다.
우리의 식량 시스템이 탄소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지난해 미네소타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의 합동 연구에 따르면 음식은 알려진 사실보다 기후변화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재 궤적에서 식품 생산만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를 1.5도~2도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이 밖에도 COP26에서 약속한 삼림벌채 중단과 메탄 협정 등으로도 급격한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지난주 발표된 기후 행동 추적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약속한 협약에도 불구하고 기후 온도는 2.4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레이븐스크로프트는 “탄소 감소를 달성하기 위해 농업과 세계 식량 시스템이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 너무 적다”며 “1.5도 목표를 달성하려면 육류 제조 방법을 포함한 식품 시스템에 대한 신속하고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지속 가능한 식품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육류 및 유제품 생산의 막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고 대체 단백질 사업에 투자할 것을 언급했다. GF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체 단백질로 유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은 민간 부문에서 나왔고 공공자금은 2020년에 투자된 31억 달러 즉, 1% 정도에 불과했다. 레이븐스크로프트는 “대체 단백질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 정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