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지난해 한반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높은 메탄(CH4) 농도도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2일 발표한 ‘2021 지구대기감시보고서’를 통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관측된 이산화탄소 배경농도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423.1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보다 2.7ppm 높아진 수치다.
안면도는 한반도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온실가스를 관측해 온 곳으로 안면도보다 관측 역사가 짧은 제주 고산, 경북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의 배경농도 역시 각각 421.5ppm, 420.8ppm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년도보다 각각 2.6ppm, 2.8ppm 높아졌다. 2019년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의 연간 증가율은 2.7ppm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도 증가했다.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지구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4.7ppm으로 전년도보다 2.3ppm 증가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농도를 기록했다. 전지구 평균 농도의 확정값은 오는 10월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메탄의 농도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안면도에서 관측된 메탄 배경농도는 지난 10년 증가율(연간 10ppb)의 약 2.2배에 해당하는 22ppb가 상승한 2005ppb를 기록했다. 메탄 농도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메탄 농도 증가도 역시 전지구적 현상이다. 세계 기상의 주요 관측소인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도 메탄 농도는 전년도 대비 17ppb 상승한 1896ppb로 관측됐다. 이는 산업화 이전 시기 전지구 평균(722ppb)의 약 2.6배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메탄은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 효과에 16% 기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21배 크다.
다만 메탄은 최대 200년 간 대기 중에 체류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 중 체류시간이 약 9년으로 짧다. 배출량을 감축할 경우 단기간에 가장 빠른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물질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유럽연합(EU)는 지난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자는 목표를 담은 ‘글로벌 메탄 서약’에 참여하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관련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포함한 기후변화 원인물질에 대한 감시와 이해가 중요하다"며 "기상청은 신뢰도 높은 기후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