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식품업계에 가장 뜨거운 화두는 식물성 대체육이다. 현 육류 시스템이 안고 있는 탄소배출, 환경오염, 동물도살과 같은 윤리적 문제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식물성 대체육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대체육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 자사의 기술을 통해 다양한 대체육을 출시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보다 가깝게 대체육을 경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 식물성 대체 식품 전문기업 알티스트는 업계 최초로 비건 전문 레스토랑 ‘ALT.a(알트에이)’를 오픈했다. 알티스트가 그동안 개발해 온 식물성 대체육을 소비자들이 더욱 맛있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태원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도산공원점까지 오픈해 운영 중이다.
기자가 찾은 도산공원점은 흰색과 녹색의 조화가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식당 내부도 원목과 화분이 조화를 이뤄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내부에는 외국인들을 비롯한 많은 손님들이 찾아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알트에이의 메뉴는 중식을 위주로 한 퓨전 아시안 요리로 구성됐다. 약 20 여종의 메뉴가 모두 비건이기에 어떤 메뉴를 시키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기자는 대체육 요리를 맛보기 위해 코코넛 칠리 갈비살 튀김을 시켰으며, 비건 중식이 어떤 맛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메뉴인 짜장면과 매운 버섯 짬뽕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나온 코코넛 칠리 갈비살 튀김은 깐풍기와 비슷한 겉모습에 코코넛 칩이 뿌려져 있었다. 한 입을 베어무니 대체육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제 고기와 비슷한 식감이었으며 무엇보다 매콤달콤한 칠리소스가 입안을 가득 채워 대체육 특유의 맛과 향을 잡아줬다. 고소한 코코넛 칩과 곁들여 나온 양상추 그리고 갈비살을 함께 먹으니 그 풍미가 배가돼 고급 요리를 먹는 듯했다.
매운 버섯 짬뽕과 짜장면은 일반 중식당에서 볼 법한 겉모습이었다. 중식에 반드시 사용되는 돼지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맛과 식감은 일반 짬뽕과 짜장면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매운 버섯 짬뽕은 채수만으로 낸 깊은 국물과 다양한 버섯이 들어가 오도독 씹히는 식감을 자랑했으며 짜장면의 경우 좀 더 담백한 맛을 냈다. 또한 일반 중식과 소스가 비슷했지만 육류의 기름이 들어가지 않은 요리들은 중식을 먹고 난 뒤 더부룩한 느낌이 전혀없고 속이 편안했다.
알트에이의 메뉴 가운데는 식물성 참치 바게트, 알트에이에서만 맛볼 수 되는 된장 소스의 짜장면, 매운 어향 통가지 등 인기 메뉴가 많이 존재한다. 이번 방문에는 맛보지 못했지만 재방문 때는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거니즘이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비건 옵션을 만들어 운영 중인 중식당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교차오염의 위험이 있고 대체육이 아닌 두부 튀김 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알트에이의 요리는 비건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에 대중들에게 아직 생소할 수 있지만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육을 활용한 요리를 통해 비건 요리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최근 알트에이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베스트 오브 가스트로노미(Best of Gastronomie) 금메달을 수상했다. 베스트 오브 가스트로노미는 1984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글로벌 미식가 기구로 현재 미국과 일본·독일·호주 등 17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음식점에만 평점을 부여하는 미슐랭과는 달리 베스트 오브 가스트로노미는 사람이나 기업, 음료나 과자도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베스트 오브 가스트로미 한국 대사 크리스토프 김은 이번 알트에이의 금메달 수상에 대해 "알티스트의 대체육을 활용한 100% 식물성 원재료인 콩과, 밀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과 화학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천연감미료를 사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식물성 대체육을 구현하는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금메달을 수상한 알트에이의 심일하 쉐프는 “국내 최초로 베스트 오브 가스트로미 금메달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비건 음식을 생소하게 느끼는 고객에게도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비건 문화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