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규아 기자]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총회 최대 화두는 올해 처음 정식 의제로 채택된 손실과 피해 보상 문제로 당사국들이 오랜 기간의 협의 끝에 ‘손실과 피해’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손실과 피해 기금은 부유한 선진국이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개도국 등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피해 보상제도다.
지난 6월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55개국이 지난 20년간 발생한 기후변화로 인해 입은 피해액이 약 5250억 달러(약 70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개도국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는 선진국에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에 대한 보상을 위한 기금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COP27에서는 기후변화 피해를 본 개도국들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기금 조성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지난 6일 시작된 COP27은 당초 18일 폐막 예정이었으나, 주요 쟁점에 대한 당사국 간 견해차로 20일 새벽까지 이어진 협상 끝에 마무리됐다.
손실과 피해에 대한 기금 조성 결정에 개도국들의 반응은 뜨겁다. 아프리카 협상단(AGN) 의장인 에브라임 음웨피야 시티마는 블룸버그에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도국의 승리”라며 “웃으면서 돌아갈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이번 기금 조성 결정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큰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기금 재원을 마련하고 운용할 것인지 등과 관련해선 추가 논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합의문 초안엔 기금의 연내 출범 및 세부 사항 논의를 위한 임시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임시위원회에는 내년 11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금 조성 참여국도 권고토록 했다. 기금 조성까지 1년 유예된 셈이지만, 막대한 재원 부담을 누가 질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 합의점을 찾기는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COP27은 그린워싱이라는 비판받아왔다. 플라스틱 폐기량 1위 기업인 코카콜라가 COP27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COP27은 권력 있는 자가 그린워싱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변질했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이 밖에도 이번COP27의 주최국인 이집트가 자국의 처참한 인권 현실을 감추기 위해 COP27을 주최해 친환경 국가로 이미지를 세탁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