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이 최대치를 갱신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지난 6일 CNN 비즈니스 등 외신은 호주의 비영리 민간단체 민더루 재단(Minderoo Foundation)이 보고서 ‘플라스틱 폐기물 생산자 지수(Plastic Waste Makers Index 2023)’ 를 발표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1억 3900만 톤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다. 이는 2019년보다 무려 600만 톤이 늘어난 것으로, 지난 2년간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전 세계 인구 1명당 1㎏ 가까이 더 늘어난 것과 같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랩과 비닐봉지 등 비닐 포장 수요가 증가한 것을 들었다.
최근 들어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호주, 인도,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퇴출하고자 법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수준이 플라스틱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미진한 것을 이유로 지목했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화석 연료로 만든 일회용 플라스틱의 성장은 재활용 플라스틱의 1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단호한 정부의 플라스틱 규제 개입만이 재활용 확대에 있어 시장 실패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일회용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머 생산업체 상위 20곳의 명단도 공개했다. 미국의 엑손모빌과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미국 다우 등이 차례로 순위에 올랐다. 영국의 탄소 관련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와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 매켄지는 이들 20개사가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용 폴리머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시킨 온실가스가 약 4억 5000만 톤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4억 7800만 톤에 달했던 2020년 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반해 전 세계 석유화학 산업 내에서 대만 극동 신세기(FENC)와 태국의 인도라마 벤처 단 두 곳만이 재활용 폴리머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
앤드류 포레스트(Andrew Forrest) 민더루 재단 설립자는 “우리는 10년 안에 플라스틱 오염을 제거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산업이 스스로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면서 “폴리머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 화석연료로 만들어진 폴리머에 대해 회수 보상금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