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패션의 나라' 프랑스가 옷을 버리지 않고 수선해 입을 것을 권장하고자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난 12일 가디언, BBC 등 주요 외신은 프랑스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의류를 수선하는 소비자들에게 수선비를 일부 보조해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랑제르 쿨리야르(Bérangère Couillard) 환경부 장관은 앞서 11일 파리의 한 패션 사업장을 방문해 이같이 발표했으며 수리 보조금은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따로 마련한 1억 5400만 유로(한화 약 2200억원) 기금에서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의 나라 프랑스에서 매년 버려지는 의류는 약 70만 톤에 달하며 약 3분의 2가 매립된다. 이렇게 버려지는 의류는 오랜 시간 썩지 않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 특히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같은 합성 섬유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분해되는 데 최대 20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에 프랑스는 이번 수선비 보조금이 새 옷이나 신발을 사는 대신 헌 옷을 수선해 입음으로써 환경 보호 효과를 불러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재봉 작업자와 제화공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쿨리야르 장관은 “목표는 수리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작업장과 소매업체가 일자리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장려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수선비 지원은 환경 단체 ‘리패션(Refashion)’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 리패션은 산업당국 감독 하에 의류 기업들의 재활용 의무 등을 대리수행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소비자들은 신발 수선에 7유로(약 1만원), 의류 수선에 최대 25유로(약 3만5000원)를 지원받게 되며 소비자가 리패션 소속의 수선공으로부터 의류나 신발 수선을 받고, 정부에 비용을 청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리패션은 사람들이 수선을 통해 의류를 재사용할 뿐만 아니라 구매하는 직물의 양을 줄이고 더 이상 원하지 않는 직물을 기부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패션에 따르면 기부받은 직물의 약 56%는 다시 사용할 수 있고 32%는 새로운 것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폐기물을 줄이며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생활용품 관련 생산·소비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6년 계획에 따라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을 포함해 재사용 및 재활용 목표를 설명하는 교육 및 정보 캠페인 등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