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전 세계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유럽 국가는 살인적인 더위로 인해 노동자들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고 있다. 이에 독일 공중 보건 단체가 가장 더운 낮 시간에는 일은 멈추고 휴식시간을 가지는 ‘시에스타(siesta)’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 18일 독일의 공영방송 DW(도이치벨레)는 독일공중보건국 연방의사협회(BVÖGD)가 치솟는 기온에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산성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서 남부 이웃 국가에서 운영 중인 시에스타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시에스타는 이탈리아·그리스 등의 지중해 연안 국가와 라틴아메리카의 낮잠 풍습을 뜻한다. 한낮에는 무더위 때문에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으므로 낮잠으로 원기를 회복해 저녁까지 일을 하자는 취지다.
요하네스 니센(Johannes Niessen) 독일공중보건국 연방의사협회 대표는 “우리는 남부 국가에서 사람들이 더위 속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일찍 일어나고, 아침에 생산적으로 일하고, 정오에 낮잠을 자야 한다. 지금처럼 무더운 여름에 채택해야 할 개념이다”라고 전했다.
독일의 공중보건 담당자들을 대표하는 독일공중보건국 연방의사협회는 근로자들이 폭염으로 지치기 전에 근무 시간 중 더 힘든 부분을 아침으로 전환하고 가장 더운 시간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온도가 상승할 때 오히려 능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인데 요하네스 니센 대표는 “매우 더울 때 사람들은 평소만큼 생산적이지 않다”라면서 “열대야로 인한 나쁜 수면은 추가적인 집중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600만 독일 노동자를 대표하는 독일노동조합총연맹(DGB)은 기후 변화와 극도로 더운 여름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독일 고용주들의 방치행위라면서 시에스타 도입을 찬성했다.
안자 피엘(Anja Piel) 독일노동조합총연맹 이사는 “고용주들이 근로자를 극심한 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여름철에 정기적으로 열 위험 평가를 마련해야 한다” 라면서 “더위 속에서 일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힘든 일이며 최악의 경우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고용주가 에어 샤워와 같은 더위를 식히는 도구를 제공하지 않는 한 온도가 35도 이상인 사무실을 폐쇄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