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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채식 라벨 표기, 득보다 실이 많아

 

[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동물성 식품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성 제품이 포함된 식사는 지속가능한 채식과 비건 옵션에 비해 기본값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에 비건(vegan), 채식주의(vegetarian) 등의 기후 친화 라벨을 소비자에 제공해 제품 소비를 유도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 비건 혹은 채식 라벨이 소비자들의 선택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식욕(Appetite)'에 게재된 MIT 미디어랩(Media Lab)의 연구에 따르면 고기가 없는 제품에 ‘비건’ 또는 ‘채식주의’라고 표기하는 것이 표기가 없는 것보다 오히려 육식을 하는 소비자들이 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스 버크(Alex Berke) MIT 미디어랩 연구원은 “동물성 제품이 포함된 식사는 종종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비건 옵션에 비해 기본값으로 제공된다. 이에 우리는 메뉴 항목의 비건, 채식주의 라벨이 소비자가 해당 항목을 선택할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테스트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실험을 수행했는데 첫 번째는 육식을 하는 160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비건 재료로만 만든 후무스 랩과 유제품이 포함된 그리스식 샐러드 가운데 선택하도록 했다. 일부 참가자에게는 해당 요리가 비건인지 비(非)채식인지에 대한 라벨이 표시됐고 일부 참가자에게는 표시되지 않았다. 

 

 

그 결과 라벨 표기가 없는 참가자들 무리에서 비건 후무스 랩을 더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건 라벨이 있던 무리에서는 유제품이 포함된 그리스식 샐러드를 더욱 많이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약 700명의 참가자에게 5가지 메뉴 옵션 가운데 선호하는 메뉴를 선택하도록 요청했고 선택을 위해서 제품의 성분표가 공통적으로 제공됐다. 연구진은 첫 번째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들 중 일부에게만 채식 라벨 표기를 제공했다.

 

그 결과 라벨이 표기되지 않았을 경우 약 10% 더 많은 소비자들이 채식과 비건 메뉴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라벨을 제거한다고 해서 비건과 채식주의자들이 실수로 육류 옵션을 선택하지는 않았다.

 

버크 연구원은 “우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전반적으로 채식주의, 비건 등의 라벨이 소비자들의 기후 친화적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라면서 “채식주의, 비건 라벨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옵션을 선택하는 것을 억제하고 있으며 라벨을 제거 하는 것이 레스토랑과 기타 기관에서 보다 환경 친화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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