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동남아 최대의 비즈니스 도시이자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가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선정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스위스 공기 품질 기술 회사 아이큐에어(IQAir)가 분석한 자료를 통해 나온 것으로 자카르타는 지난 5월 이후 계속해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10대 도시에 포함됐다.
아이큐에어에 따르면 공기질 지수 150∼200이면 ‘나쁨’ 수준이고 201∼300은 ‘매우 나쁨’, 300 초과는 ‘위험’ 수준으로 분류된다.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자카르타는 거의 매일 건강에 해로운 대기오염 수준인 150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로운 대기오염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자카르타 주민들은 오랫동안 만성적인 교통, 산업 연기 및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유독성 공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그들 중 일부는 2021년 정부가 대기오염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시작하고 승소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인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대기질 기준을 수립해야 하고, 보건부 장관과 자카르타 주지사가 대기 오염을 통제할 전략을 고안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오염 수준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질을 분석해 알려주는 앱 ‘나파스 인도네시아(Nafas Indonesia)’의 설립자인 나탄 로에스탄디(Nathan Roestandy)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루에 2만 번 이상의 호흡을 한다. 매일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시면 호흡기 및 폐 질환, 심지어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어린이의 인지 발달이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의 오염 문제에 대한 질문에 위도도 대통령은 자카르타 시민들이 오토바이를 주로 사용해 대기오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카르타를 가로지르는 계획된 지하철 네트워크가 완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 섬에 건설하고 있는 누산타라로 이전해 인구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에 누산타라를 새로운 수도로 지정할 예정이며 최소 1만 6000명의 공무원, 군인 및 경찰이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해결책이 자카르타의 오염 문제 중 일부를 완화할 수 있지만 석탄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현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부터 신규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자바 섬에 있는 거대한 수랄라야 석탄 발전소를 확장하고 있으며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수도에서 반경 100킬로미터(62마일) 이내에 10개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