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미래 식량 부족과 환경오염에 대응하고자 대체 육류 산업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물의 세포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배양해 맛과 영양성분을 실제 고기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낸 배양육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싱가포르 당국이 닭고기 배양육을 시판 허가하면서 배양육 시장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특히 식량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국가인 싱가포르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배양육의 일반 판매를 승인하며 배양육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데 상당한 공적 자금까지 투입해 배양육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배양육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눈길을 끈다.
최근 저널 '환경심리학(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발표된 싱가포르 경영 대학(SMU)의 연구에서 연구진은 배양육을 경험해 본 소비자를 포함해 육류를 먹는 소비자 968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음식인 배양육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먼저 배양육을 지칭하는 여러 명칭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단어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실험실 재배 고기(lab-grown meat)’,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고기(animal-free meat)’, ‘배양육(cultured meat)’, ‘클린 고기(clean meat)’, ‘세포 기반 고기(cell-based meat)’, ‘재배육(cultivated meat)’ 등 다양한 명칭 가운데 ‘재배육(cultivated meat)’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저자인 마크 총(Mark Chong) 교수는 “‘재배육’이 선호되는 용어라는 점은 싱가포르 소비자들의 새로운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새로운 식품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단일 용어를 갖는 것은 소비자의 이해와 수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 새로운 식품 소스에 대한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배양육 활성화를 위해 배양육이 가진 여러 가지 장점 가운데 소비자들이 어떤 특성에 이끌리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육류를 섭취하는 사람들의 경우 식량 자급자족, 영양가, 건강, 환경보존과 동물복지 등 배양육에 대한 5가지 특성 가운데 단일 특성에 이끌리지는 않았지만, 불교 신자의 경우 동물복지와 환경적인 특성에 의해 배양육에 대한 수용 가능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이번 연구에서는 배양육이 자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배양육에 대한 이점을 더 잘 알고 섭취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에 따른 재배육에 대한 수용 사이에는 일관된 관계가 없었다.
총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전반적인 소비자 수용에 대한 5가지 특성이 영향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재배 육류 회사와 싱가포르 식품 당국은 싱가포르에서 재배 고기를 홍보하기 위해 5가지 프레임을 각각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면서 “더욱이, 일본, 싱가포르, 한국, 태국 등 불교 인구가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소비자 수용을 촉진하기 위해 재배 육류 회사는 재배 육류가 어떻게 동물 도살을 줄이는지 혹은 어떻게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