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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영국 근위병 털모자 한 개당 곰 한 마리 희생…인조 털로 교체해야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영국 배우 스티븐 프라이(Stephen Fry)가 영국 왕실 근위병들의 상징인 털모자를 인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스티븐 프라이는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와 함께 근위병들이 착용하는 털모자에 사용되는 모피를 얻기 위해 흑곰을 사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왕실 근위병은 버킹엄궁 교대식이나 왕실 행사 등의 임무를 할 때 캐나다 흑곰의 모피로 만든 검정색 털 모자를 착용한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사냥꾼들이 흑곰을 사냥하기 위해 음식으로 유인하는 모습과 총으로 흑곰을 죽이고 내장을 잘라내고 절단하는 충격적이고 잔혹한 과정이 담겨 있었다.

 

 

스티븐 프라이는 영상을 통해 “곰이 죽지 않고 도망치다가 상처 감염이나 출혈로 나중에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을 수 있다. 사냥꾼이 흔적을 쫓다가 몇 시간 후에나 발견하곤 하다”라면서 “영국 정부가 흑곰 털모자를 계속 제작해 수요를 만들고 사냥꾼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페타에 따르면 이러한 형태의 사냥은 지난 1981년부터 야생동물보호법에 의해 영국에서는 불법이다. 다만 캐나다 흑곰을 사냥해 사용하는 탓에 근위병 털모자의 잔인한 생산 방식에도 그동안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이다.

 

페타는 동물이 살해된 후 흑곰의 신체 부위는 종종 트로피로 보관되며 모피는 국방부(MoD) 모자 제조업체를 포함한 구매자에게 경매돼 모자로 제작된다고 설명하며 근위병 모자 한개 당 한 마리의 흑곰이 희생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이 입수한 공개 기록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곰가죽 모자 498개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티븐 프라이와 단체는 근위병의 털모자를 인조모피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영상에서는 고급 인조 모피를 생산하는 에코펠(ECOPEL)사의 털모자를 흑곰 모자와 비교하며 퀄리티의 차이가 없음을 강조했다.

 

스티븐 프라이는 “전통은 결코 잔인함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제가 국방부에 도살된 야생 동물의 모피 사용을 중단하고 국왕 근위대의 모자를 인도적인 인조 모피로 전환하라는 요청에 동참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비양심적이며 비영국적인 일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7년 에코펠은 인조 모피를 환경부에 처음 제안했으며, 2030년까지 무제한 수량을 무료로 공급하기로 약속하기도 했지만 영국 국방부는 털의 길이, 방수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기준에 맞지 않다고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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