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쉽게 구할 수 있고 건강에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진 과일 바나나가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확량이 급감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한 유엔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sation)의 수석 경제학자인 파스칼 리우(Pascal Liu)는 지속 가능한 바나나 생산 및 무역을 촉진하기 위한 유엔 산하 단체 ‘세계 바나나 포럼(WBF)’에 참석해 기후 영향이 바나나 산업에 엄청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우 박사는 기상이변이 생산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나나 나무를 죽이는 곰팡이 감염인 푸사리움 윌트 TR4(Fusarium Wilt TR4)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기온상승으로 인해 확산되는 푸사리움 윌트 TR4는 호주와 아시아에서 아프리카, 현재는 남미로 옮겨가고 있다. 푸사리움 윌트 TR4에 감염되면 바나나 나무 뿌리가 썩게 되며 유전자가 비슷한 바나나 나무끼리 병을 쉽게 옮기게 돼 수확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이를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살균제나 살충제가 알려져 있지 않고 앞서 해당 곰팡이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나나 품종인 캐번디시(Cavendish)를 위협하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바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리우는 “우리는 푸사리움 윌트 TR4가 극도로 저항력이 강해 홍수나 강한 바람에 의해 퍼질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라면서 “이러한 유형의 현상은 일반적인 날씨 패턴을 보이는 경우보다 질병을 훨씬 더 빨리 퍼뜨릴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생산자들은 비료, 에너지, 운송 비용의 상승뿐 아니라 충분한 인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바나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리우는 “실제로 바나나 가격이 약간 인상될 것이다. 공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면 바나나 가격은 앞으로도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세계 바나나 포럼(WBF)에서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지속가능한 바나나를 인증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결국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예컨대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 수단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과일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관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우는 “이러한 규정은 생산자가 생산 시스템을 보다 지속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좋은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물론 생산자와 거래자의 입장에서 더 많은 통제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자에게도 비용이 발생하며 이러한 비용은 최종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