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영국의 동물보호단체가 찰스 국왕의 초상화에 만화 캐릭터 이미지를 부착해 훼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CNN 등 주요 외신은 동물보호단체 애니멀라이징(Animal Rising)이 런던 필립 몰드 갤러리에 전시돼 있는 찰스왕의 첫 공식 초상화에 인기 만화 캐릭터 ‘웰레스와 그로밋’의 웰레스의 이미지를 부착해 훼손했다고 보도했다.
애니멀라이징은 찰스 국왕의 초상화에서 얼굴 부분에 웰레스의 이미지를 부착했고 “치즈는 안 돼 그로밋,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 농장들의 잔인함을 봐”라는 말풍선 그림을 붙였다. 해당 그림이 붙여진 부분은 쉽게 제거할 수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초상화에 파손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일은 무작위로 선택된 45개의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CPA) 인증 농장에 대한 최근 조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가 인증한 동물복지 농장들에 대한 조사에서 여전히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실제로 애니멀라이징 활동가들은 조사된 동물복지 인증 농장에서 죽거나 죽어가는 닭, 농장 산책로에 남겨진 죽은 돼지, 바다기생충(sea lice)이 산 채로 잡아먹는 연어 등 동물 학대와 동물의 고통이 발견됐으며 280건의 법적 위반과 94건의 영국의 환경식품농무부(DEFRA) 규정 위반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애니멀라이징은 찰스 국왕이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 왕실 후원자이며 웰레스와 그로밋 만화의 팬이라는 점을 들어 이번 초상화 훼손을 계획했다.
애니멀라이징 운동가 중 한명인 데니얼 주니퍼(Daniel Juniper)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찰스 왕이 ‘월레스와 그로밋’의 열렬한 팬이었기 때문에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 인증 농장의 끔찍한 장면에 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생각할 수 없었다”라면서 “우리는 이것이 찰스 국왕에게 재미있기를 바라면서도 그가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가 승인하는 농장 전체의 끔찍한 고통과 연관되기를 원하는지 진지하게 재고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초상화는 지난 달 공개된 영국 출신 화가 조너선 여(Jonathan Yeo)가 그린 것으로 찰스 3세는 웨일스 근위대 제복을 입고 미소를 짓고 있다. 다만 공개 당시 캔버스 배경을 채운 강렬한 붉은색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