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위치한 현대미국디자인센터의 CMF 연구실은 다양한 색상과 질감의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CMF는 디자이너가 제품을 만들 때 고려하는 중요한 3가지 요소인 색채(Color), 소재(Material), 마감(Finish)을 뜻하는 기술 용어다.
차량 색상이나 소재를 연구하는 이 팀은 이러한 물건들이 주는 색상이나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는다. 특히, 연구실 중앙에 위치한 널찍한 책상 위에는 모두 리사이클링 등으로 만들어진 친환경 소재들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책상 위에는 멕시코에서 폐기되는 선인장을 건조해 만든 가죽 패드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페인트가 포함돼 있다. 현대미국디자인센터의 CMF 팀장 에린 김은 "친환경 소재 사용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탄소 감축 목표에 따라 차량에 사용되는 소재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도어 트림과 운전석 모듈 마감에 유채꽃과 옥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함유된 페인트를 사용했으며, 실내 바닥 매트는 해양에서 수거된 폐그물로 만들어졌다. 기아 EV6는 아마 씨앗 추출물을 활용한 친환경 공정을 통해 나파 가죽 시트를 도입해 환경 오염을 줄였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친환경 소재 사용에 적극적이다. BMW는 뉴 5시리즈에 동물 가죽이 아닌 완전 비건 소재를 적용했고, 볼보 전기 SUV C40 리차지는 브랜드 최초로 '레더 프리' 소재를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소재가 기존 소재보다 저렴하지 않지만, 탄소 감축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자동차 업계가 발 벗고 나서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