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부산에서 열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 마련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주요 쟁점에서 회원국 간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며 협약 성안에 실패했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 규제와 제품 및 유해 화학물질 관리 방안, 재원 마련 방식 등 핵심 사안에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디자인과 폐기물 관리, 협약 이행 방안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의 의견 합의가 이뤄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후속 협상(INC-5.2)은 2025년에 개최될 예정이다.
협상 개시 전날인 11월 24일에는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중국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최한 '공동행동: 글로벌 플라스틱 오염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중국 시민사회단체'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플라스틱 재활용산업 공급망 협업 플랫폼 단체인 중국의 녹색재활용플라스틱공급망그룹(GRPG), 중국 생태환경부 산하 중화환경보호협회, 세계자연기금(WWF), 중국 심천시 제로웨이스트센터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행사에는 세계 2위의 플라스틱 생산국인 중국의 시민사회와 정부 관계자, 업계 전문가, INC-5 협상 대표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중국 생태환경부의 웬쉐펑 부국장과 WWF의 존 던컨 캠페인 총책임자가 오프닝 연설을 맡아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GRPG의 왕용강 부회장은 중국의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과 협업 플랫폼의 성과를 소개하며, 정부와 업계, 시민사회 간 긴밀한 협력을 촉구했다.
발표 세션에서는 중국과 해외의 혁신 사례들이 공유됐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포장재 폐기물 관리와 독성 제거 프로그램(심천 제로웨이스트센터), 버블티 포장재의 재사용 및 감축 방안(태평양환경재단),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GRPG)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노르웨이의 소매업체들이 플라스틱 봉투 판매 이익으로 환경 기금을 조성해 문제 해결에 활용한 사례도 소개돼 큰 관심을 끌었다.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생산자 책임제도의 중요성과 시민사회의 정책 옹호 활동이 논의됐다. Kmart 그룹의 지속가능성 최고책임자 이춘마와 GRPG 부국장 리빈 박사 등이 참여해 환경친화적 플라스틱 공급망 구축 방안을 제시했으며, 글로벌 제로웨이스트 행동 단체와 중국의 '플라스틱 프리 차이나'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지역 단위 시민사회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INC-5는 협약 성안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중국 시민사회와 정부, 업계의 활발한 활동은 향후 협상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회원국들은 이를 발판 삼아 2025년 후속 협상을 통해 합의 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