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선크림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바다에서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이들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이해되지 않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플리머스 해양 연구소(Plymouth Marine Laboratory)와 플리머스 대학교(University of Plymouth)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선크림 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선크림은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개인 관리 제품과 산업 재료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안 수역으로 대규모 방출되는 화합물의 장기적인 결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프랜시스 홉킨스(Frances Hopkins) 해양 생물지구화학자는 “해안 해양 환경에 방출되는 선크림 유래 화학물질의 범위는 놀랍고, 이들이 해양 유기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선크림은 자외선 차단을 위해 유기 및 무기 UV 필터를 사용하며, 이러한 필터는 샴푸, 보습제, 립스틱 등 다양한 제품에도 포함된다. 현대 생활 방식으로 인해 이들 화합물은 직접적 및 간접적 노출을 통해 해양 환경으로 유입된다. 직접 노출은 수영 중 피부에 묻은 선크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경우이며, 간접 노출은 샤워, 세탁, 심지어 소변을 통해 발생한다.
전통적인 폐수 처리 방법은 많은 UV 필터 화학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며,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폐수 배출물의 95%와 표면수의 86%에서 유기 UV 필터가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관광객이 많은 해변 지역뿐만 아니라 남극과 북극과 같은 외딴 지역에서도 발견돼 그 광범위한 도달 범위를 보여준다.
전 세계 선크림 판매가 2026년까지 136억 4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구자들은 매년 6000~1만 4000톤의 UV 필터가 산호초 지역으로 유입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벤조페논 계열의 화합물은 지속적이고 생물 축적성이 있으며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와데시 자(Awadhesh Jha) 교수는 “환경에 들어가는 선크림의 양과 종류가 증가하고 있으며, 오염 물질은 모든 가능한 조합으로 발생한다”며 “이들이 식품 사슬을 통해 생물 축적 가능성과 작용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선크림의 장기적인 생태 독성 효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며, 해양 생태계가 이미 여러 가지 압박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잘 이해되지 않은 화학물질의 추가가 해양 유기체에 대한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선크림 오염의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조정된 과학 기반 정책 조치를 촉구하며, UV 필터를 제거하기 위한 개선된 폐수 처리, 생분해성 선크림 개발, 그리고 전 세계 해안 지역에서의 모니터링 강화를 권장하고 있다.
이 연구는 선크림이 인간 건강을 보호하는 동시에 해양 생물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음을 인정하며, 예방적 접근 방식을 채택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바다가 수많은 화학 화합물의 저장소가 되는 상황에서 UV 필터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해양 서식지에 대한 기존의 스트레스가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