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나이가 들수록 많은 남성들이 겪는 변화 중 하나는 ‘소변 줄기의 약화’다.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그 배경에는 ‘전립선비대증’이라는 질환이 자리하고 있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점차 커지면서 통로를 좁히고, 이로 인해 배뇨가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처음엔 참을 수 있는 정도의 불편함이다. 자주 화장실을 가거나, 보고 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들고, 밤에도 몇 번씩 깨게 된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소변이 완전히 막히는 ‘급성 요폐’에 이를 수 있고, 그로 인해 방광 기능이 저하되거나 신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존에는 약을 오래 복용하거나, 전립선을 직접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약물은 성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이 따르기 쉽고, 수술은 출혈이나 회복 부담으로 고령자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런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방식이 바로 ‘리줌(Rezūm)’이다. 이 치료는 103도의 고온 수증기를 전립선 조직 내에 직접 주입해, 비대해진 부위를 열로 괴사시키는 원리다. 괴사된 조직은 시간이 지나며 체내에 흡수되고, 그 결과 요도 주변 압박이 줄어들어 배뇨가 원활해진다.
리줌은 절제가 없고 출혈도 거의 없다. 시술 시간은 10~15분이면 충분하며,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 마취나 수면 마취로도 가능해 신체 부담이 크지 않다.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경우도 많아 바쁜 직장인이나 고령자에게 유리하다.
무엇보다 환자들이 주목하는 건 부작용이 적다는 점이다. 전립선 수술 후 흔히 보고되는 성기능 저하, 정액 역류, 요실금 등의 문제가 리줌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 요도나 신경 손상이 적기 때문이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조민현 원장은 24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리줌 시술은 단순한 기술적 시술이 아니라,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증상 양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정밀하게 접근해야 하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술 위치나 깊이를 잘못 판단할 경우 정액량 감소나 방광 경부 협착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립선비대증은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면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방치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리줌 시술은 기존 치료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환자의 신체적·정서적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최신 의료기술과 풍부한 임상 경험이 만나, 보다 많은 환자들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당길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