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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시네마] ‘리틀포레스트’ 진정한 자연주의를 담다

구글애드워즈 데이터에 따르면 채식주의 관련 검색이 올해 47% 증가했다. 이는 채식이 전 세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라는 방증이다.

 

특히 채식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 해외 사례를 보면 비건에 대한 미디어콘텐츠의 역할이 주효했다. 다양한 채식의 이점을 알리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채식에 대한 관심도가 늘면서 전체적인 채식인구수 증가와 채식 선택권 보호가 일상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 유럽에 비해 채식시장 역사가 짧은 국내에서는 채식 관련 콘텐츠가 드문 편이다. 이에 비건뉴스가 (예비)채식인을 위한 글로벌 콘텐츠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내용을 다소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리틀포레스트는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바이블 같은 영화다. 일본 인기 만화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일본에서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 2편으로 나눠 영화화됐다.

 

국내에선 2018년 임순례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개봉했다. ‘리틀포레스트’는 연애와 시험 등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지친 혜원(김태리 분)이 시골집으로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는 이야기다.

 

혜원은 오랜 친구 은숙(진기주 분)과 자신처럼 서울 생활에 지쳐 귀농을 시작한 재하(류준열 분)과 함께 하루하루 여유를 느끼며 생활한다.

 

혜원은 어릴 적 엄마와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며 텃밭에서 직접 농사지은 작물로 제철 음식을 만든다. 이 다채로운 제철 요리는 눈을 즐겁게 하고 식욕을 자극한다. 

 

 

알록달록한 꽃이 얹어진 파스타, 콩을 직접 갈아 만든 콩국수, 눈 속에서 배추를 뽑아 만든 배추 된장국, 찹쌀을 갈아 쪄낸 떡케이크 등 총 16가지 요리가 등장한다. 그 중에 고기 요리는 찾아 볼 수 없다.

 

채식은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와 일본판에서 크게 다른 설정 중 하나다. 일본 원작의 경우 주인공인 이치코가 청둥오리를 잡아 몇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오리를 끓는 물에 담근 뒤 털을 벗겨 요리하는 과정이 상세하게 나온다.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의 연속 중 오리의 털이 벗기는 장면은 영화의 분위기와 달라 눈쌀을 찌푸리게한다.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은 채식주의자 중 가장 엄격한 단계인 비건이다. 2009년부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도 역임하고 있다. 임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메뉴에 사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은 있어야 하는데, 없다”면서 “제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감독의 자연주의 성향은 촬영 방식에도 드러난다. 영화는 한국의 사계절을 아름답게 담아내기 위해 실제 사계절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텃밭의 고추, 감자, 토마토 등은 물론, 논의 벼까지 스탭들이 직접 심고 기르며 농사를 지었다.

 

아울러 벌레가 많은 시골이 배경이라 앵글에 파리나 모기가 잡히는 경우도 많았지만 임 감독은 살생을 하지 않고 벌레가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경로로 이동할 수 있게 살짝 자리를 바꿔줬다고 한다. 혜원의 친구 몸에 붙은 애벌레를 2층에서 던지는 장면을 촬영 때는 벌레들이 다칠 것을 염려해 1층 바닥에 모포를 깔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혜원이 뙤약볕에 땀 흘리며 농사를 짓는 장면, 제철 채소로 뚝딱 요리를 만들어 먹는 장면은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영화 속 음식은 고기 반찬이 없어도 맛있고 다양한 채식을 이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는 개봉 당시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크린매출 119억원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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