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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지구가 운다] 폐가전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안 되는 이유

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0.85도나 올랐다. 겨우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이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아주 작은 기온 변화도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과학자가 밝혀냈다. 인간이 자초한 재앙, 이 시각 지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편집자주]

 

 

전자폐기물 배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 년간 전 세계인이 배출한 전자폐기물이 6540만 톤에 달했다. 문제는 전자폐기물 재활용 사례가 극히 적다는 것이다. 

 

전자제품은 구리나 스테인리스 등 유용한 금속자원이 들어가 있으며, 수은, 납처럼 중금속도 포함돼 있다. 특히 노트북, 토스터 같은 소형 폐가전은 어떻게 버려야 할지 몰라서 또는 귀찮아서 분리수거함이나 종량제 봉투에 넣어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문제는 소형 폐가전이 매립 처리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납과 카드뮴 등이나 내분비계 교란 물질이 발생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폴리염화비페닐, 폴리브롬화비페닐,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 같은 유독 화학물질이 배출되는데 모두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다. 자연에서 잘 사라지지 않으며,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축적돼 간과 갑상선, 신경계장애, 암을 유발할 수 있다. 

 

 

◆ 도시광산 vs 독성광산 

 

전자제품을 적절히 분리 배출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원의 선순환이다. 일본 도호쿠대학의 난조 미치오 교수는 금속은 쓰고 난 뒤에도 폐기물 속에 그대로 남아 있어 언제든 재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폐휴대폰, 폐가전에서 고가 금속이나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것이 바로 도시광산 사업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 광물을 수입하고 있어 폐가전을 적절히 재사용하면 수입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재사용되지 않는다면 도시광산이 아닌 독성광산이 되고 만다. 폐휴대폰 1대에는 납이 보통 0.1g 들어간다. 해마다 휴대폰이 1,500만 대 버려지는데, 결국 납이 1만 5000톤 가량 버려지는 셈이다. 잘못 매립하면 토양과 수질 오염으로 이어지고 소각하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 방출된다. 

 

세계적으로 전자폐기물은 연간 4,200만 톤씩 쌓인다. 특히 신제품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가전제품의 수명은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2017년 그린피스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에서 배출된 전자폐기물 배출량은 6540만 톤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모두 뒤덮을 수 있는 양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제품 쓰레기장으로 불리는 가나의 아그보그블로시에서는 충분한 장비 없이 전자제품을 해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곳 토양의 중금속 오염도는 허용치보다 45배나 높다. 

 

아시아의 전자폐기물 상황도 심각하다. UN의 보고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전자폐기물 발생은 2010~2015년 동안 총 1230만 톤에 달했다. 5년 동안 63% 증가했다. 그중 중국이 전자제품 생산이 급격하게 늘면서 670만 톤을 배출했다. 

 

◆ 우리가 버린 폐가전 어떻게 처리될까? 

 

냉장고나 에어컨, 정수기는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냉매라는 물질이 사용된다. 처음 개발된 냉매는 오존층 파괴로 잘 알려진 염화불화탄소 CFC 즉, 프레온가스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2세대 냉매 물질 수소염화불화탄소는 온실효과를 야기하는 문제가 있다. 이산화탄소보다 1100배 온실효과가 강하다. 냉매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냉장고 재활용 전문 업체는 냉매 물질을 안전하게 회수하기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 냉장고 뒤 컴프레서에 들어가 있는 냉매 물질을 빨아낸 뒤 안전하게 파괴할 수 있는 시설로 가져간다.

 

반면 냉매를 처리할 수 있는 적절한 설비를 갖추지 않은 곳에서는 냉매를 그대로 대기 중으로 날려버리고 금속만 고철로 재활용한다. 냉장고를 비롯해 냉매가 들어있는 물질은 반드시 냉매를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곳에 배출해야 한다. 


가정에서 별도 배출한 폐가전은 집하장에 모인 후 재질별로 선별해 재활용한다. 손으로 해체할 수 없는 것은 한 번에 파쇄하고 고철, 비철 등 금속류를 선별한다. 철은 자석으로 선별하고 비철은 와류선별기를 이용해 선별한다. 고철이 자석으로 당기는 것이라면, 와류선별기는 자기장의 힘으로 비철을 튕겨낸다. 


플라스틱은 ABS, PP, PS 등 재질별로 선별해 플라스틱 재활용업체로 보내진다. 플라스틱은 근적외선이라고 하는 빛을 쏘아서 재질을 인식한 다음 해당 재질을 공기를 쏘아서 튕겨내 선별한다. 이렇게 선별되면 재질별 재활용업체로 보내져 녹인 다음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전자제품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다시 전자제품에 사용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으로도 재활용을 한다. 


인쇄회로기판은 따로 모아서 인쇄 회로 기판을 전문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체로 보내진다. 기판에 들어간 금, 은, 구리 등 유가금속을 회수해서 재활용을 한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에 따르면, 전자제품을 적절하게 배출하면 전자제품에 들어간 유해물질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해체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 적절히 잘 배출하는 것이 환경을 살리고 자원을 유용하게 이용하는 길이다.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린 소형 폐가전은 유가금속을 회수하지 못한 채 그대로 소각돼 유독물질을 다량 방출하게 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냉장고, 세탁기, TV 등 대형전자제품의 회수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방문수거를 비롯해 주요 회수 대상이 대형제품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중소형 전자제품은 다양한 재질로 구성돼 있으며 색상 및 크기가 상이해 재활용 공정 자동화도 어렵다. 각 제품의 구성 재질의 특성을 파악해 자동화 공정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여전히 전자제품 생산량 대비 폐가전 회수율은 낮다. 생산된 전자폐기물의 상당량이 사라진 것이다. 기술을 갖춘 전문인력과 업체가 구축돼야 하며, 시민은 경각심을 가지고 올바르게 배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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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홍 기자

국민을 존중하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진실을 전해주는 정론직필 비건뉴스 발행인입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2022년도 제1차 언론인 전문 연수' 이수했습니다.